[사설] 北, 군정찰위성 발사 예고… 철저한 대비 태세 갖춰야

북한이 조만간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감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제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시찰하고 차후 행동 계획을 승인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중량은 300㎏, 높이는 1.2m가량으로 추정된다. 발사체로는 3단 로켓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발사 시기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5월 19∼21일)보다 7월27일 6·25전쟁 정전기념일(북한 전승절), 9월9일 북한 정권 수립일 등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다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체 사용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보유는 한·미 전략자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사일의 정확도를 훨씬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군사정찰 능력에서 한·미의 월등한 우위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더구나 북한의 위성 발사가 성공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원리를 활용한 운반체 발사 기술이 완성됐다는 뜻이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고각 발사를 통해 성능을 입증한 운반체를 정상각으로 쏘아 올리면 한국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핵·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가게 된다.



북한은 2021년 1월 노동당 대회에서 극초음속미사일, 다탄두 유도 기술, 고체연료 ICBM, 핵추진 잠수함, 정찰위성 개발을 5대 핵심 과업으로 꼽았다. 북한은 공언한 대로 기술을 하나하나 완성해 가고 있다.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핵전쟁 불사론’으로 국제사회를 긴장의 늪으로 빠뜨렸다. 지난해 9월 핵무력을 법제화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김 위원장이 어제 정찰위성 발사를 ‘주권과 정당방위권’이라고 주장한 만큼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발사 계획을 사전 통보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어제 “미제와 남조선 괴뢰 악당들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이 발악적으로 가증될수록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주권과 정당방위권이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될 것”이라고 했다.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이 예상된다. 이런 때일수록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대비 태세에도 한 치의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이미 밝힌 2024년까지 정찰위성 5기 발사·전력화 계획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