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전수조사 동의하면 돼” 與 “김남국 의원 제명해야”

가상자산 자진신고 결의안 채택

여야 지도부 서로 득실 따지기
적극적 모습 안 보여 시행 의문

金 징계안 절차·방식 놓고 이견
與 “자문위 생략” vs 野 “법 준수”
장예찬 “몸통, 이재명 대표” 주장
野 “李 지시로 윤리위 제소” 강조

국회 정무위원회가 17일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자진신고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정무위가 채택한 결의안은 향후 국회 본회의 표결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서로 득실을 따지고 있어서다. 양당 모두 선제 전수조사 등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전수조사에 동의하면 된다”며 국민의힘에 공을 떠넘겼고, 국민의힘은 김남국 의원 제명을 촉구하며 김 의원 코인 논란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점을 연일 부각하며 이재명 때리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며 당 안팎에 들끓는 여론 진화에 나섰다.



이러한 양당의 입장차는 이날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의 조속한 징계를 추진하자는 여당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야당의 신경전으로도 연출됐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뉴스1

◆여야, 김남국 징계 속도 이견

국회 윤리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김 의원의 징계안에 대한 절차와 방식 등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윤리특위 위원들은 여야 합의로 김 의원 징계안을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상정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숙려기간을 거쳐 윤리심사자문위원회로 넘어가면 60일에서 최장 80일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 코인 투자를 놓고 국민 여론이 들끓는 만큼 조속한 징계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법에 따른 절차를 거쳐 판단하고 그 판단에 맞는 양형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 변재일 윤리특위위원장은 자문위 절차를 생략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에 “국회법상 권한이 없다”고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도 “자문위에 회부하되 빨리 결론을 내 달라고 의견을 첨부하겠다”는 중재안을 내놨다. 여야는 이후 최대한 빨리 김 의원 징계안을 상정하기로 하고 이날 논의를 마쳤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국회 윤리특위에 김 의원을 제소했고 민주당도 이날 중 별도 징계안을 제출했다.

17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자리가 비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몸통은 李” vs “李가 지시”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점을 부각하며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 직접 지시로 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는 점을 연신 부각하며 방어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김 의원 윤리위 제소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늑장 제소”에 지나지 않는다며 깎아내렸다. 김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왜 지금까지 그렇게 끼고 돌았는지 무슨 은밀한 흑막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 대표를 향해 “(김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대응을 비판하며 “결국 이 도마뱀의 몸통이 이재명 대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 윤리위 제소 배경에 “이 대표의 직접 지시”가 있다는 점을 연신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뒷말이 여전하다. 당내 윤리감찰단 감찰 지시 이틀 만에 김 의원이 탈당했고, 김 의원 탈당 선언 사흘 뒤에야 ‘읍참남국’이 이뤄져서다. 김 의원이 이 대표 최측근이라는 점도 뒷말에 한몫했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지금의 이 대표 리더십을 믿고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