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원투펀치 페냐·산체스 “외국인 투수 잔혹사 끝낸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에 이런 팀이 있었나 싶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한화 감독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아쉽다는 듯 이같이 말했다. 지난시즌 한화가 겪은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대한 넋두리였다. 지난 시즌 한화는 외인 투수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치렀다. 1, 2선발인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이 부상으로 중간에 교체됐다. 시즌 중 펠릭스 페냐와 예프리 라미레즈를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지만 부상 악령은 한화를 떠나지 않았다. 페냐는 타구에 얼굴을 맞았고, 라미네즈는 어깨를 다친 채로 시즌을 끝냈다. 지난 시즌 한화 외국인 투수 4명이 거둔 승수는 고작 8승에 불과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펠릭스 페냐

올 시즌도 ‘외국인 투사 잔혹사’가 이어지는 듯했다. 페냐와 재계약한 한화는 검증에 검증을 거쳐 버치 스미스를 데려왔지만 2.2이닝만 던진 채 부상으로 한화를 떠났다. 한화는 리카르도 산체스를 시즌 중 영입하며 선발진을 꾸렸다.

 

한화 두 외인 투수가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올 시즌 페냐는 8경기 선발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 중이다. 평범해 보이는 성적이지만 기록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지는 점이 고무적이다. 페냐는 5월4일 두산전에서 선발등판해 6이닝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2실점했고, 팀은 10-3 승리를 거뒀다. 10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1실점했고, 한화는 5-1로 이겼다. 16일 롯데전에서도 페냐는 6이닝 1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페냐는 4월 평균자책점 5.48로 부진했지만 5월에는 1.89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7월3일 키움전에서 처음 등판했던 페냐는 7월과 8월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서서히 적응하더니 9월에는 2승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9월20일 롯데전에서 페냐는 안치홍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부상으로 시즌을 마쳤고, 한화는 페냐의 가능성을 보고 올 시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페냐는 한화 선발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수가 됐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리카르도 산체스

버치 스미스를 대신해 독수리 군단에 합류한 산체스도 합격점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처음으로 한국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는 4이닝 동안 53개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7일 열린 롯데전에서도 선발등판한 산체스는 71개를 뿌리며 5이닝 3피안타 1볼넷 3삼진으로 1실점하며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두 외국인 투수를 앞세워 ‘5월 반등’에 성공했다. 올 시즌 한화 평균자책점은 3.82로 리그 7위지만 5월에는 2.76으로 1위에 올라있다. 이닝당 평균 출루 허용률(WHIP)도 1.16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한화는 5월 7승1무4패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