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방한 기간 양복 벗어던지고 청년들과 가평 등산

최근 조성된 산책로 가평전투지숲길 둘러봐
加 상징 붉은 셔츠 입고 젊은이들과 땀 뻘뻘
"韓·加 수교 60년 축하… 향후 60년 내다보자"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방일 직전 찾은 한국에서의 2박3일 일정을 압축한 동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눈길을 끈다. 국내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캐나다하우스(Cananda House) 방문 등이 담겨 눈길을 끈다. 경기 가평군에 있는 캐나다하우스는 6·25전쟁 당시 캐나다군이 맹활약을 펼친 지역임을 감안해 들어선 시설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오른쪽)가 방한 기간 6·25전쟁 당시 캐나다군의 격전지였던 경기 가평군 677고지에 조성된 한국식 정자 캐나다하우스에 올라 한국·캐나다 청년들과 함께 손을 흔드는 모습. 트뤼도 총리 SNS 캡처

트뤼도 총리는 19일 SNS에 46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G7 회의를 위해 일본으로 가기 전 16∼18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을 때 소화한 주요 일정을 간략히 정리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 국회 연설,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그리고 6·25전쟁 때 캐나다군이 활약한 가평 전투 현장 방문 같은 영상이 담겼다.

 

가평 전투는 1951년 가평 일대에서 캐나다·호주·뉴질랜드·영국으로 구성된 영연방 제27여단이 서울을 향해 진격하던 중공군을 막아낸 전투다. 특히 캐나다군의 가평 677고지 사수는 6·25전쟁의 전세를 바꿨다는 찬사를 듣는다. 캐나다 전쟁사에서 가장 위대한 군사적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캐나다는 6·25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 중 3번째로 많은 연인원 2만7000여명을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에 보냈다.

 

이날 트뤼도 총리는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6·25전쟁 기간 동안 캐나다의 공헌은 영웅적이었다”며 “그 이후로 우리 두 나라는 하나로 연결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군 복무를 하고 또 희생한 장병들을 기억한다”며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면서 앞으로의 60년을 내다보자”고 덧붙였다. 한국과 캐나다는 6·25전쟁이 끝나고 10년쯤 지난 1963년 외교관계를 맺었다.

 

영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트뤼도 총리가 양복 정장을 벗어던지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가평전투지숲길을 걸었다. 한국과 캐나다 청년들이 함께했다. 전체 길이가 5.3㎞에 달하는 가평전투지숲길은 가평 전투 당시 캐나다 군대가 방어했던 구간을 산책로로 조성한 곳이다. 산책로 중간에 총 4개의 고지가 있는데 가장 높고 또 치열한 교전이 펼쳐졌던 677고지에 한국식 정자 캐나다하우스가 조성됐다. 영상을 보면 트뤼도 총리는 한국·캐나다 청년들과 함께 캐나다하우스에 올라 손을 흔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 중이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위해 연 만찬 도중 건배사로 “스트롱거 투게더”(Stronger Together·함께하면 더욱 강해진다)를 외치는 모습. 트뤼도 총리 SNS 캡처

윤 대통령이 트뤼도 총리를 위해 17일 주최한 만찬 장면 일부도 영상에 담겼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국 전통문화에서는 장수를 의미한다고 해서 60세 생일을 각별하게 기념한다”며 “바로 오늘 만찬이 양국의 60년 우호 관계를 축하하는 소중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영어로 “스트롱거 투게더”(Stronger Together·함께하면 더욱 강해진다)를 외쳤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원칙있는 리더십, 지속적인 민주주의, 안정과 번영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