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방역조치가 해제되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이나 공원 등으로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간만에 나서는 봄나들이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식과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 식중독과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라는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봄이라 안심?… 봄부터 늘어나는 식중독
식중독균이 증식하는 온도는 넓게 보면 섭씨 4~60도이다. 특히 35~36도 내외에서 가장 빠르게 증식한다. 조리 후 상온 보관 시 2시간 이내 섭취를 권하는 이유도 2시간 이후 증식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장염비브리오균의 경우, 세균 한 마리가 10분 후에 2마리로, 4시간 이후에는 100만마리 이상으로 증식할 수 있다.
식중독의 가장 흔한 형태는 세균성 식중독이다. 돼지고기, 크림 등 단백질과 수분이 많은 식품에서 주로 발생하는 황색포도상구균, 우유·달걀·육류·튀김류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살모넬라균, 생선·조개·오징어·문어 등을 날 것으로 먹었을 때 나타나는 비브리오균이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은 음식을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는 만큼 고기나 햄 등 음식이 상한 것 같으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이런 세균성 식중독에 걸리면 짧게는 2∼3시간(황색포도상구균), 길게는 16∼24시간 이후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잦은 설사로 음식을 며칠씩 굶는 경우도 많지만 탈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때는 수분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박민선 교수는 “위장에 있는 장상피세포는 2~3일만 음식 공급을 하지 않으면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이 적절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설사가 악화할 수 있다“며 “수분 섭취 이후 설사가 줄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토와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인 만큼 임의로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자칫 독소와 세균의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빈도 낮지만 치명적인 SFTS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SFTS)은 나들이의 또 다른 ‘복병’이다.
2013년 이후 매년 평균 169.7명의 환자가 발생한 만큼 빈도는 낮은 질병이다. 그러나 10년간 총 1697명의 환자 중 317명이 사망할 만큼 치명률(18.7%)이 높은 질병이다. 가을철 발생이 가장 높지만 환자 수는 4∼5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한다. 지난달 전남 해남에서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감염 시 발열, 식욕저하·구토·설사·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이와 함께 두통, 근육통, 경련이나 의식장애, 출혈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예방 백신은 물론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야산 지역 발목 높이 풀숲이나 덤불 등에서 물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농작업, 나물 채취 등 야외활동 시 긴 소매, 긴 바지, 목이 긴 양말을 착용해 양말 안에 바짓단을 넣고,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하는 등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또 집에 돌아와서는 꼭 전신을 씻고, 옷은 분리해서 세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