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속도 뻥튀기…이통3사에 과징금 336억 철퇴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부풀린 SK텔레콤(SKT)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에 대해 3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이 0.81명을 기록,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지난해 기록한 최저치(0.78명)를 밑돌 것이란 우려가 벌써 제기된다. 국내 금융지주 수장들이 전 세계 450여개 금융사가 참여하는 파트너십인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회의에 참석해 지속 가능한 금융을 위한 투자 등을 약속했다. 이들은 탄소중립 연구, 관련 투자 확대 등 금융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립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에스케이텔레콤, 케이티, 엘지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속도 부당 광고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5G 속도 뻥튀기…이통3사에 과징금 336억 철퇴

 

공정거래위원회는 SKT, KT, LG유플러스가 5G 서비스 속도를 거짓·과장, 기만적으로 광고한 행위 등과 관련해 시정명령 및 공표명령과 함께 과징금 336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공정위가 이동통신 3사의 서비스 속도와 관련해 제재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체별로는 SKT에 168억2900만원, KT에 139억3100만원, LG유플러스에 28억5000만원의 과징금이 책정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5G 서비스 상용화 시점인 2019년 4월을 전후로 5G 서비스 속도가 기술표준상 목표 속도인 20Gbps(초당 기가비트)에 이르는 것처럼 집중적으로 광고했다. 이들은 모두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20배 빠른 속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들이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 및 대역폭으로는 해당 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광고기간 동안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평균 속도는 20Gbps의 3~4% 수준인 656~801Mbps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동통신 3사는 자신의 5G 서비스 속도가 실제 20Gbps라는 점을 전혀 실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5G 서비스의 실제 속도가 2.1~2.7Gbps로 2Gbps를 넘는 것처럼 광고했는데, 이 역시 거짓이거나 과장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해당 속도가 1대의 기지국에 1개의 단말기를 접속하는 비현실적인 조건을 근거로 도출된 데다 전제한 조건 중 하나인 주파수 대역 역시 전국에서 이용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3사는 아울러 객관적인 근거 없이 서로 자신의 5G 서비스 속도가 다른 사업자보다 빠르다고 광고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특히 이들이 중요 정보를 은폐·누락하거나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이론상 최고속도이며 사용환경과 기기에 따라 속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간략히 기재했을 뿐 목표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조건이나 실제 사용환경에서 20Gbps 속도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행정지도에 따라 해당 문구를 표기했기 때문에 위법하지 않다는 이동통신 3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형식적인 제한사항만 부기해 소비자의 오인성이 해소될 수 없다”며 배척했다. 공정위는 “실제 사용환경에서 광고상 속도와 어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지 등에 관한 실질적인 제한사항이 기재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동통신 3사가 부당광고를 통해서 소비자의 5G 서비스 가입을 부당하게 유인했고, 그 유인된 소비자들에게 사실상 고가 요금제 가입을 강제해서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의결서 내용을 확인한 뒤 대응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SKT는 “통신기술의 특성에 따라 이론상 속도임을 충실히 설명한 광고임에도 법 위반으로 판단한 이번 결정은 매우 아쉽다. 공정위 의결서를 수령하는 대로 대응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소비자에게 올바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도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송부받으면 의결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1분기 합계출산율 0.81명…‘역대 최저치’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은 0.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06명 줄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합계출산율은 2019년 1분기(1.02명) 이후 16개 분기 연속 1명을 밑돌고 있다.

 

지난 3월 출생아 수는 2만113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64명(8.1%) 감소했다. 동월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이다. 이에 따라 1~3월 출생아 수는 6만4256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6만8371명)와 비교해 4116명(6.0%) 줄었다.

 

출산연령이 높아지는 흐름도 계속됐다. 올해 1분기 25~29세와 30~34세의 출산율은 각각 3.6명, 6.7명 감소했다. 반면 35~39세와 40세 이상 출산율은 각각 0.6명, 0.1명 늘었다.

 

통계청은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혼인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합계출산율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1분기 혼인 건수는 5만39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90건(18.9%) 늘어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혼인 건수도 1만819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76건 증가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분기만 보면 올해 합계출산율이 작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난해 8월부터 혼인이 늘었는데, 출생아 증가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제공

‘지속가능 금융’ 위해 역할 다하는 금융지주 수장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UNEP FI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섰다.

 

진 회장은 “ESG는 계획이나 선언이 아닌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며 “UNEP 후원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신한금융은 유엔환경계획(UNEP)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금융 확산을 위한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0만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2008년부터 UNEP FI 회원사로 활동해왔으며, 2021년에는 글로벌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의 연합체인 리더십위원회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유엔 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아시아·태평양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은 생물다양성 분야 투자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팬데믹과 자원고갈 등의 이슈로 생물다양성 영역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올해 자연관련재무정보공개협의체(TNFD), 생물다양성회계금융연합(PBAF)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 보전 분야에 대한 정책 수립 및 투자 확대를 통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2007년 UNEP FI에 가입해 활동해 왔다. 2018년에는 UNEP FI가 선정한 글로벌 30개 금융사에 포함돼 UN의 지속가능 발전 목표 이행을 위해 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한 ‘UNEP FI 책임은행원칙 제정사’로 참여 중이다.

 

UNEP FI는 지속가능한 발전 및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민간금융의 역할 강화를 위해 1992년 설립됐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국내 공식 행사다. 한국은행, 녹색기후기금(GCF), 세계자연기금(WWF), 싱가포르거래소(SGX) 등의 기관과 HSBC,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등 국내외 회원사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회원사들은 지속가능금융 확산을 위한 공시 강화 등 규제 관련 논의를 비롯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포용금융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지속가능금융 추진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