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에 음란메시지·욕설 민원인, 2심도 ‘무죄’

"검찰 측 증거만으로는 상담사에게 메시지
도달하게 하려는 의도 인정하기엔 부족"

서울특별시 120다산콜재단 챗봇에 음란 메시지와 욕설을 남긴 민원인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1-3부(김형작, 임재훈, 김수경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재단에서 운영하는 카카오톡 챗봇 '서울톡'에 불법주차 신고 민원을 넣으면서 종종 욕설이나 음란 메시지를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0년 7월 음란 메시지 전송을 자제해 달라는 문자를 받고 민원 제기를 멈췄으나 3개월 뒤 재단은 A씨를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챗봇을 통해 보낸 메시지를 상담사가 읽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메시지를 고의로 전송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민원 접수시 피고인이 받는 문자에 담당 상담사 실명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챗봇을 통한 민원 신고 내용을 사람이 보게 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며 사실 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역시 "검찰 측 증거만으로는 상담사에게 메시지를 도달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했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욕설을 남겨 공포·불안을 유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는 사람에 대해서만 성립하는 만큼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봤다.

 

이 판결은 챗봇을 통해 민원을 접수할 때 상담사가 메시지를 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범죄가 성립하는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