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며 1·6 의사당 난입 폭동을 일으킨 주범에게 1심에서 징역 18년형이 선고됐다. 검찰이 구형한 25년에는 못 미쳤으나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이들한테 지금까지 내려진 형량 중에선 가장 무겁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수도 워싱턴을 관할하는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극우 성향의 단체 ‘선서를 지키는 사람들’(Oath Keepers·오스키퍼스)의 창립자 스튜어트 로즈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로즈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끝난 2020년 미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이듬해인 2021년 1월 6일 의회 의사당 난입 폭동을 일으킨 주역이다. 앞서 검찰은 그를 선동과 공무집행방해,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로즈는 1·6 사태 당시 의사당 안에 있진 않았다. 대신 ‘선서를 지키는 사람들’의 또다른 핵심 지도자인 켈리 메그스로 하여금 의회 난입과 점거를 주도하도록 하고 자신은 의사당 밖에서 폭동을 총괄 지휘했다. 메그스 또한 로즈와 함께 기소돼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역시 검찰의 구형량(21년)에는 크게 못 미쳤다.
로즈는 예일대 출신의 엘리트로 과거 육군 공수부대에서 복무했고 현직은 변호사다. 그는 기소 후에도 전혀 반성하는 기색 없이 당당하게 자신을 ‘정치범’으로 규정했다. 법정에선 “나는 우리나라(미국)를 파괴하는 이들과 반대 입장에 섰을 뿐”이라며 1·6 폭동의 정당성을 항변했다. 그런 그에게 판사는 이날 징역 18년을 선고하며 “당신은 우리나라, 공화국,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일갈했다. 판사는 “지금까지 법관으로 일하면서 내 재판을 받은 피고인한테 이런 말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1·6 사태 후 1000명 이상이 폭동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인원을 그보다 훨씬 적은데 현재까지 약 80명한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