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축구에 이어 이번엔 야구… ‘인기 스포츠 국대 일탈’ 어떤 징계 받았나

농구대표팀과 축구대표팀에 이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 중 일부가 경기를 앞두고 일탈행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회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대표팀이 대회기간 태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야구팬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KBO는 사실로 파악될 경우 징계를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거 농구, 축구대표팀에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은 훗날 예능 등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레전드’로 추앙받고 있는 형국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3월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KBO는 우선 대표팀 술자리 의혹에 대한 사실확인에 나섰다. 31일 KBO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가정이긴 하지만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가대표 운영규정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돼 있는 만큼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한 유튜버에 따르면 WBC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 중 일부는 3월9일 호주전 전날 밤부터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일본전 전날인 9일에도 술자리를 가졌다. 특히 이 자리는 일종의 유흥가가 밀집된 곳으로 접대부까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3월9일 낮 12시에 열린 호주전에서 7-8로 졌고, 10일 열린 일본전에서 4-13으로 대패했다. 3월12일 체코전과 13일 중국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대표팀은 결국 3위로 2라운드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한국 최고 인기스포츠로 평가받는 야구가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3회 연속 대회 1라운드 탈락하는 순간이었다. 

 

KBO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집 중 음주 행위에 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진 않다. 팬들 역시 경기 후 선수들과 함께 간단한 음주를 즐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만큼 술을 즐겼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표팀 운영규칙에 ‘소집기간 음주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지만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규약을 두고 있는 이유다.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섰던 대표팀 선수들의 일탈행위는 종종 벌어졌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 출전한 농구대표팀은 무단으로 숙소를 이탈해 음주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대표팀 멤버였던 허모씨와 최모 감독은 6개월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김모 코치와 포워드 정모씨에게는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가드 이모 선수와 포워드 현모 선수 역시 3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물의를 일으킨 뒤에도 현역은 물론 예능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한국 농구의 대표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 인도네시아 아시안컵 축구대표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태극마크를 단 4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음주파문을 일으켰다. 조별예선 2차전 바레인에 진 대표팀은 공격수 이씨와 우모씨, 또 골키퍼 이모씨와 수비수 김모씨 역시 숙소를 무단이탈해 룸살롱에서 밤늦게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로 사과했다. 유럽에서 뛰던 이모씨는 반성문을 직접 보내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골키퍼 이씨에게 자격정지 1년과 축구협회 주최 대회 출전정지 3년, 사회봉사 8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나머지 세 선수에게는 국가대표 자격정지 1년, 축구협회 주최 대회 출전정지 2년, 사회봉사 40시간을 부과했다.

 

일탈행위를 벌인 야구선수들에게는 어떤 징계가 내려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KBO 관계자는 “아직 사실 여부도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수위를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