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노조원 2만여명이 31일 서울 광화문부터 시청까지 거리를 채우고 도심 집회를 벌였다. 서울 외에도 13개 지역에서 민주노총의 ‘경고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경찰은 캡사이신 분사까지 경고하며 정해진 시간을 넘어 불법집회로 바뀔 시 물리력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역 인근 세종교차로에서 시청역 시청교차로에 이르는 전 구간에 2만여명이 참석하는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울 외에도 대구(2000명)·충남(2500명) 등 전국 각지에서 1만5000여명이 참석하는 집회가 함께 개최됐다.
이날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와 금속노조 등은 본 집회를 열기 전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과 서대문구 경찰청 부근을 비롯한 도심 곳곳에서 사전집회를 한 뒤 오후 2시30분부터 세종대로 방향으로 행진했다. 시청대로 인근에는 오후 3시30분쯤부터 집회 참가자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경찰청 인근에서 출발한 행진행렬은 광화문 인근에 3시50분쯤 나타났다.
또한 “해산 과정에서 필요하면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하라”며 강경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캡사이신은 2017년 3월 박근혜정부 시절 촛불집회 대응에 마지막으로 쓰였다. 경찰은 최근 6년 만에 재개한 전국 단위 불법집회 대응 훈련에서도 캡사이신 분사기를 활용한 훈련을 진행했다. 경찰은 지난 5월16∼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이른바 ‘1박2일 노숙집회’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질타를 받으면서 불법집회 엄벌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5월25일 금속노조의 대법원 노숙집회는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간부는 경찰 진압과정에서 머리를 다쳤다.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1분쯤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높이 7의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고 ‘하청업체 탄압 중지’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모 사무처장은 경찰이 휘두른 경찰봉에 부상을 입었다. 진압하던 경찰관도 김 사무처장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어깨·손 등에 부상을 입었다. 김 사무처장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