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정책에 희생양 몰려”… 임대업자들 울분 [심층기획-전세시장 대혼란 닥친다]

文정부, 등록임대 혜택 대부분 없애
협회 “보증보험 가입 문턱 낮춰야”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임대업자가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긴 ‘적폐’로 지목했지만, 실제로 등록임대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남짓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임대인들이 엄한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몰린 겁니다.”(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

등록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1994년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이나 조건 등 정책 방향이 오락가락하면서 제도 안정성이 크게 퇴행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사진=뉴스1

31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박근혜정부는 2015년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며 다주택자를 제도권 안으로 포섭하는 방식을 택했다. 민간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임대하는 대신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문재인정부 초기에도 같은 기조가 유지됐다. 2017년 8·2대책을 통해 장기 임대(4∼8년)를 유도하면서 일종의 주택공급 확대 차원에서 등록주택임대사업자 제도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나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집주인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부여하겠다”며 임대사업자 등록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값이 오르고 임대등록이 절세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책 기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2018년 9·13대책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과세 면제 등 혜택을 거둬들였고, 이듬해 12·16대책에서는 취득세 감면 요건을 강화했다. 2020년에는 6·17, 7·10대책을 통해 사실상 등록주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를 목표로 과세 혜택 대부분을 없앴다.

이에 따라 2017년 22만9000명(85만가구)이던 등록임대주택 사업자수는 2020년 52만명(160만가구)으로 급증한 뒤 이듬해 31만명(96만가구)으로 줄어들었다.

윤석열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중소형(전용 85㎡ 이하) 아파트의 장기임대(10년) 등록제도를 부활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성창엽 회장은 “역전세난은 주택 유형이나 지역에 관계없는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임대주택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인데, 가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집주인이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오는 7월 중 보증보험가입 관련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