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치며… 여성 10명 중 4명 ‘경력단절’

여가부 2022 여성경제활동 조사

2019년比 7.6%P↑… 65.6% 30대
49.8% “자녀 돌봐줄 사람 못 구해”
45.7% 육아휴직 뒤 직장 미복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지난 3년간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0명 중 4명은 결혼과 출산, 육아, 돌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었다. 평균 9년 가까이 경력단절이 계속됐고, 재취업 후에도 소득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불안정해졌다.

 

여성가족부는 1일 이런 내용의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 25∼54세 여성 852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가구 방문과 개인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3년마다 내는 국가승인통계로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력단절 상황이 반영됐다.

여성 구직자들이 채용알림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의 42.6%가 경력단절을 겪었다. 직전 조사인 2019년(35.0%)보다 7.6%포인트 증가했다. 경력이 단절되고 재취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8.9년으로 2019년(7.8년)과 비교해 늘었다. 경력단절이 발생했을 때 여성의 평균 나이는 29.0세였다. 3년 전 28.4세보단 연령이 다소 올랐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3월부터 조사 기간 사이 일을 그만둔 여성의 3명 중 2명(65.6%)은 30대였고, 평균 나이는 33.9세였다. 절반 이상(53.9%)이 사회복지·교육 서비스 등 대면 업무가 많은 서비스 업종에 종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를 잃은 데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여성의 49.8%는 그 이유로 ‘긴급한 자녀 돌봄 상황에서 대응방안의 부재’를 꼽았다. 학교와 보육시설 등이 갑자기 문을 닫았을 때 자녀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서 불가피하게 일을 그만둔 것으로 분석된다.

자녀 돌봄이 경력단절의 주요 이유로 꼽혀왔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모든 연령대에서 자녀를 기르는 여성이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경력단절 경험이 많았다.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의 58.4%는 자녀가 있었다. 경력단절의 위기는 있었지만 일을 그만두지 않은 여성들의 경우 ‘가족 구성원의 양육지원’(43.2%)이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에 다니다가 육아휴직을 쓴 뒤 직장에 복귀하지 못한 여성의 비율은 45.7%였는데, 그 이유로는 ‘자녀 양육과 일 병행의 어려움’(39.9%)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