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박희영 용산구청장 측 “불면·악몽·불안·공황장애 시달려” 보석 석방 요청

최원준 前 용산구 안전재난과장도 방어권 보장 이유 보석 요청
법원 다음주 석방 여부 결정…박성민 前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김진호 前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은 전날 보석 신청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1월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된 박희영(62) 서울 용산구청장이 참사 여파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보석 석방을 요청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배성중 부장판사)의 심리로 2일 열린 첫 보석 심문에서 변호인은 "피고인은 상당한 고령이며 사고 직후 충격과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로 신경과에서 처방받아 진료받는 상태”라며 “수감 후에는 상태가 악화해 불면과 악몽, 불안장애,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으며 구치소에서 최대한 약을 처방받아 치료에 매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박 구청장과 함께 보석 심문을 받은 최원준(59)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도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 석방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정하게 운영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와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직원을시켜 현장 도착시간 등을 허위로 기재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하도록 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행사)로 1월20일 구속기소됐다.

 

최 전 과장도 박 구청청장과 같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함께 사고 발생 소식을 접하고도 현장 수습을 전혀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같은날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다음주 이들의 보석 청구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도 연이어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핼러윈 위험분석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기소된 박성민(56)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53)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은 전날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직후 용산서 정보관의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와 특정정보요구(SRI) 보고서 3건 등 총 4건의 정보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등)를 받는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