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가 임박하자 수산물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금을 사재기하는 움직임이 등장했다. 천일염 가격이 폭등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소금을 먼저 비축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천일염 20㎏짜리 한 포대 산지 가격은 약 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본격적인 천일염 생산에 들어간 지난 4월 초에는 1만4000여원에 거래됐던 천일염이 지난달 중순에는 1만8000원까지 뛰었고, 이달 들어 2만원 선까지 오른 상태다. 두 달 새 40% 이상 폭등한 셈이다.
전남 신안지역의 경우 천일염 생산이 본격화된 지난 4월부터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3분의1 정도 줄어 천일염 공급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일각에선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해양 오염이 우려되면서 보관이 쉬운 소금을 사재기하려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해산물을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며 소금 등을 사재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날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소금이 오염되면 큰일”이라며 천일염 사재기 인증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한 작성자는 “지난달 초부터 도매업자들을 중심으로 소금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 규모도 몇 포 정도가 아니라 소금 창고 전체를 계약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작성자 역시 “나도 소금 3가마를 사놨다”며 “방류가 확정되면 다섯 가마 정도 더 사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오염수 방류 우려로 천일염 사재기가 증가해 가격이 40% 폭등했다는 소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해수부는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천일염)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은 기상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장마철 대비 출하 물량 조절 때문”이라며 “4월 첫 주 대비 6월 첫 주 천일염 가격은 26.8% 상승했는데 천일염 판매량도 감소해 사재기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통 천일염 생산자는 천일염 생산이 힘든 장마 기간에 대비해 5월경에는 생산을 하고도 판매를 유보하는데 특히 올해는 봄철 긴 강수일수로 날씨에 대한 생산자 불안이 증폭되면서 출하유보량이 전년대비 늘어난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 기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천일염 안전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