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받으려 시위’ 증언 확보”… 전장연 연일 때리는 국힘

‘보조금 유용’ 고발 예고
전장연 “우린 보조금 안 받아” 반박

여권이 국고보조금 불법 유용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시민단체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특위)는 7일 회의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집회 참여를 대가로 일당을 지급했다는 관계자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3차 회의 브리핑에서 “(전장연) 지하철 방해시위 참여한 게 돈 벌기 위해 간 거다. 이런 취지의 증언이 있었다”고 했다. 하 의원은 과거 전장연 소속이었던 한 관계자가 국민의힘 측과의 인터뷰에서 ‘월급을 받으니까 (시위에) 참여한다. 참여하지 않으면 잘라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3차회의에서 하태경 위원장이 전장연 단체 관계자 증언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관계자는 ‘전장연은 권리 중심 일자리를 길거리 데모, 농성, 지하철 점거 등으로 축소해 버렸다. 이런 과격한 형태의 일자리는 장애인에게는 버거운 노동이었다’고 증언했다고 특위는 전했다. 특위는 인터뷰 녹음파일이 있다고 했지만, 당사자들이 원치 않는다며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특위는 지난 5일 2차 회의에서 전장연이 서울시의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사업으로 받은 보조금으로 집회 참여자에게 일당 2만7000∼3만7000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 의원은 특위와 협력해온 장애인단체를 통해 8일 전장연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날 중앙행정기관 감사관회의를 열고 국고보조금 유용 문제와 관련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공익가치가 높은 신고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현행 2억원인 포상금 한도를 5억원으로 올리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여권이 국고보조금 문제를 고리로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단체 활동을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은)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줄 세우기에 들어갔다”며 “국민 통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 전장연 회원들이 장애인의 날인 지난 4월 20일 서울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타기 선전전에 나섰으나 승차를 저지당하고 있다. 뉴스1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하 의원이 이야기한 것은 전형적인 짜깁기, 왜곡, 조작, 편집”이라며 “전장연은 보조금을 받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특위가 제시한 근거자료에 대해선 “전장연 연대단체들이 있다. 그들이 서울시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에 공모해서 그 일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전장연은) 그 보조금에 대해 간섭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