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족 꼭 껴안은 李 “진상 규명·피해자 권리 보장 위해 특별법 반드시 제정돼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유가족 기자회견서 정부·여당에 “뭉개지 말고 특별법에 대해 전향·적극적인 입장 내주길 다시 한 번 간곡하게 촉구”
유가족 측 “적어도 이달 중 특별법 반드시 처리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특별법 제정 촉구 국회 앞 유가족 농성 시작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을 안아주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 유가족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부·여당의 동참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날 국회 본관 계단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대표는 “참사가 발생한 지 222일째인데 지금이라도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피해자들에 대해 합당한 권리 보장이 가능하도록 특별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의 손을 잡거나 안아주며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바로 아래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의원들 및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진행됐다. 앞서 지난 4월 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 의원 183명은 공동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발의한 바 있다. 특별법에는 독립적 진상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특별검사 수사가 필요하면 국회에 의결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특별법은 이날까지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아는데, 그간 야권은 여당과 정부가 소극적인 탓이라고 비판해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파가 몰리는 현장에서 질서 유지만 제대로 했더라도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는 그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특별법 제정 촉구 국회 앞 유가족 농성 시작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정부·여당을 향해 “‘시간이 약’이라는 태도로 뭉개지 말고 특별법에 대해 전향적인, 적극적인 입장을 내주길 다시 한 번 간곡하게 요구하고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정미 대표도 “참 못난 정부다. 유족들이 정부와 책임자들에게 바란 것은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단 하나였지만, 돌아온 것은 시민 분향소 강제 철거 예고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민사회와 힘을 합쳐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7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차량 앞으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가로막자 경찰이 저지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박 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청 안전재난 과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뉴스1

 

유가족들은 해당 기자회견 직후 국회 앞 농성을 시작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참사 발생 7개월이 넘도록 진상 규명 특별법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것에는 국회의 책임이 크다”며 “행안위는 적어도 6월 중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이달 말까지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8일부터 내달 1일까지는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29분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출발해 국회까지 159㎞ 릴레이 시민 행진을 진행한다. 10시29분은 참사가 일어난 날짜, 159㎞는 희생자 수에 맞췄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