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에 발끈하던 中… 시진핑, 사막화·황사 심각성 인정

習, 네이멍구 찾아 “사막화 예방… 곤석상산으로 조금만 긴장 풀면 반복”
中, 韓의 ‘중국발 황사’ 보도에 “몽골이 발원지, 우리도 피해자” 불쾌감
2023년 들어 지난 4월까지 모래 폭풍 11건 발생… 지난 10년간 가장 많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를 찾아 중국의 사막화와 황사의 심각성을 직접 인정했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 등의 ‘중국발 황사’ 표현에 대해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몽골로 우리도 피해자”라며 불쾌감을 내비쳤지만 1인자가 직접 자국에서 황사가 발원하고 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8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5∼6일 네이멍구자치구 바옌나오얼을 찾아 “사막화 및 황사와 지표면 수분 및 토사 유실이 초래한 환경 재해는 중화민족의 생존과 발전에 도전이 되고 있다”며 “현실은 우리나라 사막화 방지 및 황사 억제 작업의 정세가 여전히 험준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황사로 뿌연 중국 수도 베이징 도심. 연합뉴스

그는 “인간이 생존하고 더 잘 발전하려면 사막화를 예방하고 통제해야 한다. 이것은 곤석상산(언덕을 오르는 돌을 굴리는 과정·滾石上山)으로 조금만 긴장을 풀면 반복될 것”이라며 “지난 2년 동안 기후 변화의 비정상적인 영향으로 인해 우리나라 북부의 황사 빈도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중국 북부에서 11건의 모래 폭풍이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같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발생한 수치다.

 

특히 지난 3월 모래폭풍은 21세기들어 중국에서 세번째로 강력했던 모래폭풍으로 485만㎢ 지역에, 4월 초에 발생한 모래폭풍은 460만㎢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시 주석이 직접 중국 황사의 심각성을 인정했음에도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 ‘중국발 황사’란 표현이 등장할 때마다 중국은 황사의 책임을 몽골로 떠넘기는 행태를 보여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네이멍구 자치구 바옌나오얼에서 사막화의 포괄적 예방·통제 강화, 생태 프로젝트 건설 촉진에 관한 심포지엄을 주재하며 연설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대규모 황사가 한반도와 일본을 덮친 지난 4월 관영 글로벌타임즈 등은 “몽골에서 시작된 황사에 대해 한국 일부 언론은 중국발 황사라고 보도했다”며 “심지어 재난이나 지옥 같은 선동적인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국이 기상 문제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2021년 3월 중국 외교당국이 자국도 황사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사실을 언급했다. 중국 매체들은 몽골에서 발생한 황사만 언급하고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자치구 등에서 발원한 황사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汪文斌) 대변인도 지난 4월 브리핑에서 황사 문제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사막화 방지 및 통제와 사막화 방지를 매우 중시했고 수년간의 노력 끝에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며 “중국의 사막화 방지 및 대기 오염 방지 동북아 지역의 대기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므로 사막화 방지 작업을 잘 수행해 전 세계 모래 폭풍의 방지 및 제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들의 성과만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