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부동산 대출 증대에 힘입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모가 여전히 높다고 평가되고 있지만, 대출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가계 대출 감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대출 증가세에 ‘완만한 감축’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이후 당국 움직임이 주목된다.
12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5월 중 전(全)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월까지는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 4월 2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 때문이다. 주담대는 5월 한 달간 3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반면 기타 대출은 8000억원 줄어들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4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2조300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어났는데, 일반개별주담대가 2조원 늘면서 전월의 3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의 영향이 크다.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 모기지도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세대출은 6000억원 줄어들었지만 감소 폭은 전월의 1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제2금융권은 5월 중 대출금액이 1조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오름세와 경기 상황이 부딪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의 정책 범위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까지 확대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은행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국민경제 전체의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자 수는 615만1000명으로 2018년 말(510만명)보다 105만1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잔액은 145조6467억원으로 같은 기간 35조원 이상 급증했다.
30세 미만과 40대 신용대출자가 이 기간 30만명 안팎으로 증가하며 증가분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40대에서 같은 기간 13조6583억원 늘며 가장 많이 증가했고, 이어 50대 가계 신용대출 잔액이 9조9832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