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입물가지수가 4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3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5.54(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로 전월 대비 2.8%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올랐으나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땐 12.0% 낮은 수준이다.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6.3% 내렸고,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하락하며 1.6% 떨어졌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전월 대비 각각 0.1%, 0.3% 올랐다.
수입물가지수가 하락한 데는 지난달 국제유가가 내린 점이 영향을 미쳤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월 배럴당 83.44달러에서 5월 74.96달러로 10.2% 떨어졌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환율이 상승했지만,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광산품이 내리면서 수입 물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28.21원으로 전월 대비 0.6% 올랐다. 환율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3.2% 내렸으며, 전년 동월보다는 15.4% 하락했다.
5월 수출물가지수는 116.66으로 전월보다 1.3% 떨어졌다. 수출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넉 달 만에 내림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2% 낮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4월과 비교해 석탄·석유제품(-7.7%), 화학제품(-2.4%), 제1차금속제품(-2.0%) 등이 하락하며 수출물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농림수산품(1.3%), 컴퓨터·전자·광학기기(0.8%) 등은 상승했다. 환율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8%, 전년 동월 대비 14.7% 하락했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의 물가가 내려가면서 수출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수입물가는 총지수 기준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며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입물가가 수출물가보다 더 하락한 것은 교역조건 개선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어 이런 부분은 (경상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