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부모 세대보다는 조금 더 전문적이고 세련된 방식의 접근을 하고 싶었던 바람이 커지면서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이후 특급호텔에서 실습과 근무를 하고 일을 배우면서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열악한 급여와 근무조건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이에 더 넓고 큰 환경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곳에서 요리를 배우면서 조리인으로서 미래가 앞으로 밝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지금까지 주방에서 근무하고 있다.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국내산 냉장 삼겹살로 만든 동파육이다. 보보식당 동파육은 신선한 국내산 냉장육으로 만들어 일반 동파육보다 조금 더 부드럽다. 또 향신료를 풍성하게 넣어 감칠맛과 향이 좋다. 일반적으로 중식당은 생각보다 냉동 식자재에 많이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보식당의 음식들은 좀 더 신선한 재료를 써서 중식당도 계절감이 있고 신선한 재료로 만들면 더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장 셰프의 이런 생각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 바로 동파육이다.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버터탕수육으로 손님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 장 셰프는 고등학교 요리실습 때 오렌지 크레페를 만들어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오렌지 시럽의 새콤달콤한 맛이 버터향과 너무 잘 어울렸다. 탕수육을 좀 재밌게 만들어 보고 싶다는 고민을 하다가 고교시절 만들어 먹은 오렌지 크레페가 떠올랐고 탕수육소스에 버터를 추가했는데 너무 잘 어울려 메뉴로 올리게 되었다.
탕수육은 그 자체로 완성도가 있어 누구도 뭔가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음식이다. 하지만 장 셰프는 그만큼 재미없는 요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맛에 재미를 더한 버터탕수육을 만들어냈다. 음식을 만들고 제공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손님의 반응에 따라서 메뉴가 살아나고 자리 잡는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메뉴이기도 하다.
장 셰프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리사는 위생개념부터 재료를 공부하고 간을 하는 감각을 익히는 등의 힘든 시간들을 참고 이겨내야 비로소 기본을 갖춘 요리사가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만두의 경우 만두속을 만드는 데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도 정작 만두 피는 냉동피를 쓴다면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다. 요리를 하는 데 하나 하나의 과정과 요소를 모두 신경 써서 건너뛰거나 소홀해지는 과정이 없이 작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 셰프는 보보식당이 롱런할 수 있도록 다듬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렇게 하려면 혼자서는 힘들다는 걸 알기에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긴다. 장 셰프에게 요리는 크게 봤을 때 창작행위의 하나로 요리를 만드는 과정은 행위 예술이고 완성된 요리는 하나의 작품이다. 또 가장 빠르게 관객의 피드백을 받아 볼 예술이 바로 요리라고 생각한다. 요리로 고객과 소통하면서 매 순간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이자 스스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