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명 1100명 개인정보 처리'…1억 육박 日 주민증, 혼란은 계속

지난달 30일 기준 일본 마이넘버카드(한국의 주민등록증에 해당)에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정보가 등록된 사례는 7300건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지원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계좌정보가 잘못 입력된 것은 20건이 확인됐다. 마이넘버카드가 있으면 편의점에서 각종 증명서를 출력할 수 있는 데 타인의 증명서가 나온 사례가 14건이었다. ‘마이나포인트’의 오지급 사례는 113건이다. 

 

일본인 9699만명(77%, 지난달 28일 기준)이 사용하는 마이넘버카드와 관련된 혼란을 보여주는 숫자다. 행정의 디지털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현금성 포인트까지 지급하며 보급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최근 각종 문제가 드러나면서 가뜩이나 개인정보 관리에 예민한 일본인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일본 마이넘버카드 견본.

아사히신문은 이런 문제가 현장의 열악한 상황에서 비롯되었다며 1명이 1000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했던 사례를 16일 보도했다.  

 

지난달 19일 효고현 직원과 그 가족의 건강보험증을 발행하는 지방직원공제조합 효고현지부는 조합원 가족 1명의 개인정보가 누출됐다고 발표했다. 효고현지부는 “(피해 당사자의) 이름, 주소, 진료기관, 처방된 약, 의료비 등을 타인이 열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이넘버카드에 보험증 정보를 등록하는 작업 중에 발생한 실수가 원인이었다. 효고현 지부는 법개정에 따라 지난해 가을 조합원과 그 가족 5900명의 보험증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는데 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보험증 가입서류를 봐가면서 기재된 이름, 성별, 생년월일, 주소 등을 일일이 컴퓨터에 입력해야 했다. 이 업무를 5명의 직원이 맡았다. 단순계산하면 직원 1인당 1180명의 개인정보를 처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가족 1명의 생년월일이 잘못 입력돼 정보 누출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아사히는 “이런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후생노동성 등이 (보험증 정보를 입력하는 기관에) 점검을 요청해 7월말까지는 보고를 하도록 하고 있어 오등록 건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아사히에 “마이넘버카드를 보급시키겠다는 정부 방침과 현장의 실무에 괴리가 있다”며 “현장에만 맡겨두지 말고 작업의 수순, 방식을 표준화하거나 오등록 사례를 공유해 작업이 원활히 되도록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