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의 깊은 맛과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겨운 음악에 그동안 쌓인 피로를 시원하게 날려 보냈어요.”
지난 18일 전북 군산시 근대역사박물관 인근에서 열린 제2회 수제맥주&블루스페스티벌을 찾은 강모(29·여·경기도)는 “수제맥주 축제에 처음 왔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 내년에도 꼭 찾고 싶다”며 “군산에서 수제맥주 관련 산업이 이렇게 잘 진행되고 있는지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19일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군산 수제맥주&블루스페스티벌은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3일간 열려 유료 방문객을 기준으로 1만9700여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방문객 1만6700여명보다 3000여명(18%)이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행사는 수제맥주 생산에 새로 뛰어든 곳을 포함해 총 5개 지역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군산맥아를 주원료로 만든 맥주를 선보이고 지역 맛집 30여 곳도 함께 했다.
군산 수제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맥아 원료 이외 알코올 발효를 위한 전분, 당 등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100% 곡물 맥주라는 점이다. 특히 맥주 원료인 맥아를 국내 양조장 중 유일하게 수입산 대신 이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한 보리를 전량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거품이 풍부하고 맥아 향이 진해 입안 가득 정통 맥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이번 축제에도 ‘진짜 우리 맥주’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은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또 맥주에 블루스 음악을 접목해 국내외 정상급 밴드 16개팀을 초청해 수준 높은 라이브 공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호원대 실용음악학과와 직장·동호인 등 로컬밴드 10개팀도 공연에 참여했다.
관람객을 위해 마련한 4800개 좌석에는 주변 지인들과 함께 찾은 시민들은 물론 처음 만나는 방문객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건배로 힐링 시간을 보냈다.
군산시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의 축제 참여 확대로 지역 산업축제로서 이미지를 강화했다”며 “방문객들의 큰 호응으로 지역축제를 넘어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시는 국내 최초로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수제맥주 원료의 국산화를 이뤄 업계와 타 지자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 성장세에 주목해 지역 기후와 풍토에 가장 적합한 맥주보리 품종(광맥)을 선택하고 전용 재배단지를 늘리고 있다. 또 최상의 품질을 위해 재배단계에서부터 지역 농업인들을 교육하고 맥아 제조 시설 구축과 기술력을 확보해 표준화된 제조 공정도 개발했다. ‘군산맥아’는 국내 최초 양조 맥아 브랜드가 됐고, 지난해부터 15개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과 위스키 증류소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군산시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원도심 금암동 째보선창(죽성포구)에 방치된 옛 수협어판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군산비어포트’라는 수제맥주 체험관으로 탈바꿈시키고 청년 창업가들을 양조 전문인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비어포트에서는 맥주보리로 싹 틔운 맥아를 직접 발효시켜 연간 18종의 맥주 130t을 생산할 수 있는 공동양조장과 200석 규모의 시음장,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체험판매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