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를 소유한 미국 최대 신문출판회사 가넷을 포함한 200여개 언론사가 정보기술 업계의 ‘공룡’ 구글을 상대로 디지털 광고 독점에 관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국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여 언론사는 이날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구글과 모회사인 알파벳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장에서 언론사들은 디지털 광고 시장에 대한 구글의 과도한 지배력이 출판업자(퍼블리셔)의 잠재적 수익을 크게 줄였다고 주장했다.
구글 광고는 광고주가 구글의 시스템을 통해 협력사로 등록된 언론사, 웹사이트 운영사 등 퍼블리셔에게 광고 노출 위치를 구매한 뒤 그 자리에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대가로 퍼블리셔로부터 웹사이트 방문자의 연령, 열람 이력, 흥미와 관심 등 정보를 제공받는데 이렇게 축적된 정보를 통해 구글 특유의 ‘타깃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
마이클 리드 가넷 최고경영자(CEO)는 고소 제기 후 성명에서 “구글은 언론사, 독자,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장 거래를 독점해 왔다”면서 “디지털 광고는 온라인 경제의 생명선이다. 디지털 광고 공간에 대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없다면 언론사는 뉴스룸에 투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 내용은 지난 1월 미국 법무부가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제기한 소송의 주장을 상당부분 반영했다. 당시 소송을 통해 법무부는 온라인 광고 판매소인 ‘애드 익스체인지’, 광고 전달 서버인 ‘더블클릭 포 퍼블리셔’를 포함한 구글의 광고 관리 플랫폼을 분리 매각하고 광고 사업부를 해체하도록 법원에 요구한 상태다.
인터넷에서 광고를 하려면 구글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신규 사업자가 등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공정한 환경 조성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 14일에 구글의 디지털 광고 사업에 대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압박에 나섰다.
구글은 언론사에 뉴스 전재료를 지급하면서 여론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달 뉴스 제공 앱인 ‘구글 뉴스 쇼케이스’ 등에 대한 콘텐츠 사용료로 NYT와 3년에 걸쳐 1억달러(약 1323억원)를 지급하는 대형 계약을 맺었고, 이달 8일 미국에서 뉴스 쇼케이스를 출시하며 “150개 이상 언론사와 뉴스 제공 협약을 맺고 전재료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글은 유럽 등 22개국에서 이미 2020년부터 이 플랫폼을 운영 중인데 이미 2300여 개 언론사와 협약을 맺고 전재료를 지급하고 있다.
미국, EU의 반독점 소송에 뒤따른 미국 언론사의 이번 소송에 대해 구글 측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구글 광고담당 부사장인 댄 테일러는 “퍼블리셔에게는 광고 기술에 대한 다양한 옵션이 있으며, 구글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면서 “구글의 광고 상품이 퍼블리셔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법정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