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강원 인제군 일반전초(GOP)에서 당시 21세이던 김모 이병이 부대원들의 집단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부대 간부들이 공문서를 허위로 꾸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육군수사단 수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2사단 작전담당관(원사)은 사망사건 발생 후 김 이병이 신병교육을 받지 않았는데도 받은 것처럼 허위로 문서를 꾸몄다. 상부에서 신병교육 결과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자 애초에 없던 문서를 만들어 낸 것이다.
작전담당관은 상관인 작전과장(소령)에게 허위 문서 생성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은 뒤 이를 넘겼다. 작전과장은 문서를 상부와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작전담당관은 허위 공문서 작성, 작전과장은 허위 공문서 작성 방조·행사 혐의를 받고 있다.
육군은 전입신병의 부대 적응을 돕기 위해 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침을 두고 있는데, 이들은 사망한 김 이병에게 교육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한 것처럼 꾸몄다.
허위 공문서 작성 등과 관련해 여단장(대령)과 교훈참모(중령) 등 간부 7명은 직무태만, 대대장(중령)과 또 다른 작전과장(소령)은 지휘감독 소홀로 법무부에 인사 통보됐다. 유족 측 변호인은 “민간검찰에 송치된 군 간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관련자들을 수사 중이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허위 공문서 작성은 유족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며 “(관련자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시 ‘오발 사고’라고 보고했던 간부들을 허위보고죄로 이날 군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