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영아 유기’ 사건 친부도 피의자 전환…유기 방조 혐의

경찰이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영아 유기 사건의 친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유기된 아기의 친모 A(20)씨의 전 남자친구이자 아기의 친부인 B씨를 아동학대 유기 방조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유기)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뉴시스

B씨는 아기의 친모 A씨가 지난해 1월2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성인 남녀 3명을 만나 아기를 넘긴 자리에 함께 있으면서 유기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21년 12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여아를 출산하고 인터넷을 통해 아기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을 찾게 돼 출산 8일 만에 아기를 넘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온 A씨가 어린 나이에 아기를 낳고 친부인 B씨와 헤어지면서 생활고를 겪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A씨로부터 휴대전화 2대를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대는 현재 사용하는 휴대전화고, 다른 한 대는 사건 당시 쓰던 휴대전화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B씨의 휴대전화도 제출받아 당시 기록이 남아있는지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 수사를 통해 유기된 아기를 찾는 것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A씨 말대로 아기를 데려간 사람이 정말로 있다면 유기와 입양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제대로 된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아기를 입양했기 때문이다.

 

아기를 데려간 사람이 없다면 유기나 살해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앞서 수원에서 생후 1일의 영아 2명을 살해한 친모도 경찰의 압수수색 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아기 시신 2구는 친모의 거주지 안 냉장고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유기와 살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