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우려로 썰렁해진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괴담 피해를 막겠다’고 상인들에게 약속했다.
한 총리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금요일 저녁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며 “괴담 때문에 수산시장 발길이 끊겼다는 기사를 보고 성일종 의원님을 비롯한 여당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TF’ 의원님들과 함께 노량진 상인들께 힘을 보태드리자고 뜻을 모았다”고 방문 배경을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제주산 돌돔, 태안산 광어, 강원도 멍게 등 수조에서 펄떡이는 싱싱한 우리 수산물을 골라 갓 뜬 회에 맑은 탕으로 푸짐한 한 상을 즐겼다”며 “‘원래대로라면 금요일밤에는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한다’는 상인들 말씀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총리는 상인 대표들의 말을 들으며 건의사항을 잊지 않도록 수첩에 적고, 소주잔을 부딪치면서 “괴담 피해를 막겠다”고 약속도 했다.
이러한 내용을 전한 한 총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판단은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의 국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우리 사회는 이미 광우병 괴담, 사드 괴담으로 큰 비용을 치렀다”며 “시간이 흐르면 소고기와 참외 매출은 회복되지만 관련된 분들 가슴에 든 멍은 쉬이 빠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자리에 함께한 원자력 분야 권위자인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의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괴담을 생산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상호신뢰를 떨어뜨리기만 할 뿐’이라던 말에 공감했다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수산업계 종사자분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회원 수 6000명에 이르는 국내 원자력 분야 최고 권위 단체인 한국원자력학회의 이슈위원장인 정 교수는 앞서 지난 20일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 우려를 잘 인식한다’면서도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 영향력 과시를 위해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우리 수산업계와 요식업계 피해를 가중하는 자해행위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내용의 협회 성명 발표를 주도한 인물이다.
학회는 성명에서 “실증적 자료와 다양한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의 방출은 우리 국민 건강과 우리나라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은 안심하고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방출되고도 12년간 한국 해역에서 의미있는 방사능 증가가 관측되지 않았고, 최종 방류 시점까지 수차례에 걸쳐 방사능 농도를 측정해 고농도의 방사성 오염수가 배출될 가능성이 없으며, IAEA의 검증 활동 폄하는 음모론에 불과해 국제 관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 등도 댔다.
어민들과 과학계 등으로부터 학회 차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받았고 국제사회에서 인정되지 않는 비과학적 입장이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입장을 밝히게 됐다면서, 학회 측은 “과학적 판단과 크게 다른 주장을 각종 미디어에서 전파하는 분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6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정 교수는 ‘오염수를 방류해도 우리 해역에 들어올 가능성은 정말 없는 건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전혀 없다고 봐도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