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강렬한 햇빛은 피부의 적이다.
피부를 지키기 위해 가장 강조되는 것은 ‘자외선 차단’. 태양광선은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등 파장에 따라 나뉘는데, 이 중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탄력, 노화, 피부암 발병 등과 연관된다. 여름철은 태양으로부터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복사량을 지수화한 ‘자외선지수’가 급격히 높아진다. 자외선지수가 11을 넘어서는 ‘위험’인 날씨가 한 달 중 절반 이상인 경우도 왕왕 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 D의 합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지 않고 햇빛에 노출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비타민 D 합성이 걱정된다면 피부암이 잘 발생하는 부위인 얼굴을 제외한 팔과 다리를 햇빛에 노출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영유아의 경우는 어떤 방식으로 자외선을 차단해야 하나.
“나이가 어릴수록 자외선에 대한 손상에 취약하고 일광화상을 잘 입을 수 있어 자외선 차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소아는 피부가 얇고 체중에 비해 표면적이 넓어 흡수하는 양도 상대적으로 많아 부작용의 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6개월 이상일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권한다. 6개월 미만 영아는 모자, 옷 등으로 자외선을 피할 것을 권장한다. 6개월 이후에도 2세까지는 흡수가 적고 피부 자극,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낮은 물리적 차단 성분으로만 이루어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리적 차단(무기자차)과 화학적 차단(유기자차)은 무슨 차이인가.
“유기자차와 무기자차(징크 옥사이드, 티타늄 디옥사이드)는 탄소의 포함 여부와 분자 구조의 차이로 구분할 수 있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원리는 유사하다. 두 종류 모두 자외선을 흡수하여 들뜬 상태(excited state)로 변한 뒤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주위로 내보냄으로써 작용한다. 무기자차의 경우 자외선을 반사 혹은 산란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긴 파장의 자외선A(360㎚ 이상) 외에는 반사 혹은 산란되는 비율은 낮다. 유기자차는 들뜬 상태에서 에너지를 내보내지 못하고 그 분자 구조가 변화할 수 있는데, 변화된 분자 구조로 인해 일부 민감한 피부의 경우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무기자차는 이러한 피부 자극이 적다. 대신 발림성이 좋지 않고 백탁 현상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기자차와 무기자차를 적정 비율로 혼합한 혼합자차(복합자차) 제품이 많다.”
―구름 낀 날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쓰지 않아도 되나.
“여름철 흐린 날, 겨울철 맑은 날에 자외선지수는 3 이상 6 미만이다. 이 정도의 자외선에도 2∼3시간 정도 햇빛에 노출 시 피부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 오히려 구름이 태양을 반 정도 가린 날에 ‘깨진 구름 효과(Broken-Cloud Effect)’로 자외선이 더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