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13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후 계속됐던 경기 부진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 회복 흐름으로 이어진 결과라는 풀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로 전월 대비 2.7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4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에는 86.3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과 같은 3.5%로 집계됐다. 전체적인 전망치는 낮게 형성됐다. 1년 이내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한 소비자는 지난달보다 2.4%포인트 감소했지만, 하락하거나 4% 미만을 기록할 것이란 응답은 같은 기간 2.6%포인트 증가했다. 3∼4%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23.1%로 가장 많았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선택)에 대해서는 최근 인상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공공요금이 79%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농·축·수산물(34.0%), 공업제품(23.8%) 등 순이었다. 전월보다는 농·축·수산물 응답 비중이 3.6%로 늘어난 반면 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석유류 제품을 꼽은 소비자는 9.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4에서 105로 한 달 사이 9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즉,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최근 세 번 연속 동결되고, 미국도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현 수준(5.00∼5.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8포인트 오른 100을 기록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어나 하락을 점치는 비중과 같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7개월 연속 상승세로, 지난해 5월(111) 이후 최고치다.
황 팀장은 “전국 주택가격 하락 폭 둔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6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