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속초 청년몰’ 상인들 보름째 침묵시위

“대체 영업공간 마련을” 시청에 촉구
市, 한달치 생계비 1700만원 등 지급
상인들 요구엔 “추가지원 여력 부족”

최근 강원도 속초 청년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청년 상인들이 생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속초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데다 마땅한 부지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속초 청년몰 입주 상인으로 구성된 갯배스트청년협동조합 조합원 15명은 29일 속초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건물이 모두 불에 타 장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생계가 막막하다”며 “여름 성수기 동안이라도 영업할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 지난 14일 이후 15일째 속초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침묵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속초 청년몰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30억원을 지원받아 옛 속초수협 건물을 리모델링, 2020년 4월 25일 문을 열었다. 30대 젊은 상인들이 입주해 20개 점포 중 14개 점포가 식당, 카페, 공방으로 운영됐다. 나머지 6개 점포는 공실이었다. 불은 청년몰 휴무일이던 6월 14일 오후 10시34분 건물 앞 목재 다리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이 장비 31대와 인력 197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여 4시간여 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2층짜리 건물이 모두 불에 탔다.

속초시는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지원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에게 1개월분 긴급생계비 1700만원을 지급했다. 향후 적정성 심사를 통해 최대 6개월까지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또 소상공인 경영안정을 위해 경영자금 대출에 이자의 5%를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점포별 대출금액은 최소 3000만원에서 최대 7000만원까지다.

청년 상인들이 요구하는 대체 영업 공간 마련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속초시 관계자는 “그간 청년몰 시설개선 등에 61억4000만원, 마케팅비 9억8000만원 등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추가지원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