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인구 구조가 급격히 바뀌면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주는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금개혁과 사회적 합의 모델에 관한 연구’ 보고서(연구책임자 류재린 부연구위원)를 보면, 기초연금 지출액(경상가격 기준)은 2020년 17조원에서 2080년 312조원으로 증가하며, 기초연금 급여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0.8%에서 2080년 3.6%로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바탕으로 2022년부터 2092년까지 80년간 기초연금 지급액을 추산했다. 기준연금액은 지난해 월 30만7000원, 올해 월 32만2000원을 지급하고, 이후부터는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연동해 인상하되, 국민연금 재정계산 5년 주기마다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소득 월액)의 일정 비율(A값 대비 11.5%)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윤석열 정부 11대 국정과제에 따라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기초연금 급여지출은 2080년 384조원(경상가 기준)으로 앞선 추계치보다 72조원 증가하며 GDP 대비 지출은 2080년 4.4%로 0.8%포인트 올라간다.
연구진은 “인구 구조 변화 상황을 고려하면 노인의 70%를 지급 대상으로 하는 현행 기초연금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노후소득 보장제도로 국민연금 제도가 있지만 적립식이기 때문에 당장의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단 문제가 있다. 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했어도 보험료를 충분히 내지 못해 수급액이 노후소득을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 등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기초연금은 이런 사각지대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과거와 달리 국민연금 가입자가 늘고, 수급액도 많아지면서 제도 간 상충되는 부분이 나타났다.
또 비교적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은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노인으로 편입되면서 과거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노인들에게도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저소득층에 제한해 기초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 등 기초연금 지급 기준과 지급액 수준을 두고 여러 의견이 갈리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연금개혁 논의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간 관계를 재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