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인천 청라지구에 있는 자동차 유통·관리 기업 오토플러스의 직영 정비 공장 ATC. 공장에 도착한 차량들이 비콘(위치 감지 센서)을 장착한 채 질서정연하게 차량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정비사들은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휠 내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 상태를 태블릿에 입력했다. 얼핏 보면 조용한 완성차 생산라인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중고차를 정비해 상품화하기 위한 공장이다.
박종호 오토플러스 생산본부장(자동차정비기능장)은 “차량 한 대가 들어오면 수만개의 부품을 260개 세부 항목으로 나눠 점검하고 이상이 있는 부위에 진단을 거쳐 견적까지 내는 과정이 모두 태블릿상으로 한 번에 이뤄진다“며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결정된 차량은 수리 과정 등을 거쳐 온라인에서 바로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구입·배송까지… 비대면 중고차 거래 활발
◆하반기 대기업 가세… 중고차 시장 확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중고차의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온라인 구매가 확산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임박하며 업체들이 소비자 신뢰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면 거래는 딜러 개인의 재량에 따라 판매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비대면 거래는 차량 정보를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같은 조건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중고차 판매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모바일 앱 기반의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을 운영할 계획이다. 상품을 직접 보고 싶은 고객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대규모 전시장과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도 순차적으로 구축한다.
기아는 인증중고차 판매와 함께 기존 구독서비스와 인증중고차 사업을 연계한 중고차 구독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고객이 최장 한 달 동안 차량을 체험해 본 후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구독 후구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지난달 29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승용 중고차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본업인 렌탈·리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진출하며 중고차와 관련된 판매, 서비스, 금융까지 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며 “중고차 시장의 규모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