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식히려고 떠난 피서지에서 물놀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소방당국은 주요 해수욕장과 계곡에 안전요원 배치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8분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 앞 갯바위에서 관광객 2명이 고립됐다가 속초해양경찰서 주문진파출소 순찰팀에 구조됐다. 전날 오전 6시36분 홍천강에서는 지인인 남성 3명과 캠핑을 즐기던 46세 여성이 물살에 떠내려가 실종됐다. 이 여성은 사람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반려견이 도와주는지 확인하려고 물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헬기 1대 등 장비 16대와 인력 56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
같은 날 양양군 현남면 한 해변에서는 스노클링을 하던 40대 여성이 물에 빠졌다. 인근에 있던 주민이 구조 후 출동한 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해경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오후 6시23분에는 홍천군 두촌면에서 물놀이를 하던 63세 남성이 급류에 휩쓸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11대와 인력 28명을 동원 40분 만에 사고 지점에서 200m 떨어진 강변에서 심정지 상태인 남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비슷한 시각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울주해양레포츠대축전 생존수영대회에 투입된 20대 안전요원이 바다 위에서 숨진 것이다. 이 남성은 근무시간이 끝나고 쉬던 중 ‘수경을 잃어버렸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찾으러 나섰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수난사고 구조 건수는 5만2045건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1만건 이상 발생하는 셈이다. 주로 피서철인 7∼9월에 집중됐다. 물놀이 사고 중 대부분은 수영미숙, 구명조끼 미착용 등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전국 해수욕장과 계곡 204곳에 119시민수상구조대 등 안전요원을 배치시킨다. 울산은 해수욕객 수난 사고를 대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인 수난구조보드’를 가동하기로 했다. 성인 남성 2명까지 구조할 부력을 지녀 본체가 파도에 뒤집혀도 작동한다. 소방본부는 일반 구조보트가 진입하기 어려운 얕은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적극 투입할 계획이다.
강원 지역의 경우 강원소방본부는 내달 말까지 119수상구조대를 운영한다.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원 등으로 구성돼 경포해수욕장과 인제 내린천, 철원 한탄강 등 피서객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과 하천·강 등지에서 활동한다. 제주도의 경우 수소드론을 투입, 위험지역 출입자나 이상 징후를 실시간 살피면서 피서객 안전을 예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