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서울∼양평 고속국도’ 종점이 윤석열 대통령 처가의 소유 땅과 인접한 것으로 알려진 뒤 일각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 세종 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힌 뒤 “(종점) 변경 결정을 한 적 없고, 보고 받은 뒤에는 의혹을 사면서까지 사업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어 전면 재검토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변경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의혹은 ‘뇌피셜’”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원 장관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서도 이 같은 의혹에 관해 “사실과 다르다”며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었다.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국토부 실무 부서에서 여러 안 중 지금 말한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으로 가는 안을 최적이라고 저에게 의견 제시를 최근 했지만 ‘국민적 의혹을 사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전면 재검토를 시켰다”면서 “의혹이 없도록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이 노선의 종점이 애초 예정된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되자 500m 인근에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가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어떤 이유로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김 여사 일가 소유 토지로 종점 변경을 추진했느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김 여사 일가에 ‘개발 호재’라도 몰아주려 한 것이냐”며 “7년간 유지해온 종점에서 윤 대통령 취임 후 변경을 추진한 것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내각 말고도 부동산 투기를 위한 ‘김건희 라인 고속국도’도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는 종점 변경 시도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국민 앞에 한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떻게 이렇게 바뀔 수 있느냐”며 “이것이 바로 ‘이권 카르텔’ 아니냐”라고 날을 세웠다.
나아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대통령 부인의 가족과 국토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그리고 양평군이 어떻게 연결됐는지 대통령 스스로 ‘살아있는 권력 나를 수사해라’ 이렇게 이야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달 초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양평군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서울∼양평 고속국도 건설사업’ 초안 공람과 설명회를 결국 취소했다.
국토부는 이날 “노선 등 사업 계획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추후 초안 공람과 설명회 개최 재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알렸다.
환경영향평가법 등에 따라 지난달 21일 ‘서울∼양평 고속국도 건설사업 전략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및 설명회 개최’를 예고했던 국토부는 애초 오는 19일까지를 공람 기간으로 정해 서울 송파구청과 경기도 하남시청·광주시청·양평군청 등을 공람 장소로 함께 공지했었다.
오는 5일에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 주민센터와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이튿날인 6일에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남종면 주민자치센터와 양평군 강상면 강상 다목적 복지회관에서 설명회를 각각 진행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