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권 카르텔과 가차없이 싸워달라"… 신임 차관들에 당부

신임 차관급 인사 임명장 수여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 평가
말을 갈아타라는 게 아니라
헌법 정신 맞게 제대로 타야”

최근 ‘이념좌우’ 부처 4곳 지목
대통령실 ‘1급 사표 제출’ 관련
“공직사회 기강잡기 점검 차원”

尹 지지율 42%… 1주 새 3%P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신임 차관들에게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고 주문하며 공직사회 기강 확립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장차관 인선에 따른 후속 절차로 고위공무원 인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처 1급 공무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감사원의 공직 감찰 기능 강화를 위한 감사관 증원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한 신임 차관급 인사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어 이들과 오찬을 갖고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며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수여식 직후 신임 차관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문 기자

윤 대통령은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에 충성하는 것은 말을 갈아타라는 게 아니라, 헌법 정신에 맞게 말을 제대로 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산하 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이념에 좌우되는 부처로 통일부, 교육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일부 부처에 이러한 문제 지적을 한 뒤 각 부처로부터 의견과 소명을 듣는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승현 신임 통일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통일 정책과 관련해서는 헌법 제4조가 잘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이 이(가치와 원칙)를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통일 대북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 나갈 때 이러한 헌법적 가치를 늘 명심하면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준 신임 환경부 차관은 이날 취임 직후 경기 안양시 안양천 정비 현장을 찾아 “물관리에 이념과 진영, 정치적 고려 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차관 취임과 맞물려 이뤄진 1급 관료의 사표 제출은 공직에서 퇴출시키는 면직 목적보다는 앞으로 국정과제 이행에 적극 협조하라는 경고 또는 기강 잡기 차원의 조치로 분석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표를 받았다고 해서 전부 면직하거나 대기발령 내려는 게 아니다”며 “(공직 사회의) 기강을 잡고 (고위 관료들이) 국정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내고 “(1급 관료가 사표를 낸) 해당 부처는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직자들의 사표를 받은 것”이라며 “1급 사표 제출이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과 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 수원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사, 학부모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공직 사회에 대한 감찰도 강화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감사관 증원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감사원은 50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기재부와 협의 과정에서 증원 규모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감사원의 총원은 1080명으로 이 중 900명가량이 감사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 발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0%포인트 상승한 42.0%로 집계됐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 3주 연속 상승세가 나타나며 5월 넷째 주 이후 5주 만에 지지율 4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