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 사태’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에 또다시 ‘옥중 탈주’를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 전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던 지난해 11월에도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났다가 48일 만에 붙잡힌 바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김 전 회장의 친누나 김모씨를 피구금자 도주 원조 혐의로 전날 체포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남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은 2심 재판 출정 과정에서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도주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같은 구치소 수감자에게 ‘탈옥에 성공하면 20억원을 주겠다’며 도움을 청했고, 누나 김씨가 수감자의 지인을 만나 착수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이 이러한 사실을 검찰에 알리면서 김 전 회장의 도주 계획은 결국 들통났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 탈옥 시도를 위해 친누나와 사전에 공모를 한 정황을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체포했다”며 “검찰 출정 당시 실질적인 탈옥 시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도주 계획이 드러나면서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이재찬 남기정) 심리로 진행된 김 전 회장의 항소심 공판에는 교도관 등 교정본부 직원 30명 가량이 배치됐다.
재판부는 법정 내 보안관리인들이 착용하는 캠코더 작동과 CCTV 촬영을 허가했다. 김 전 회장에 대해 보호장비(수갑 등)를 착용한 채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교도관의 요청도 허가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부터 2020년 재향군인회(향군) 상조회 부회장과 공모해 상조회 보유자산 377억원을 빼돌리고 수원여객 자금과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자금을 포함해 총 125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5월 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올해 2월 1심에서 징역 30년과 추징금 769억원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누나 김씨는 지난해 11월 김 전 회장이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났을 당시 지인들을 통해 도피를 지원한 혐의(범인도피교사)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미국에 체류하던 김씨는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등으로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모씨, 자신의 애인 김모씨와 김 전 회장을 연결해주며 도피를 도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말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김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여권 무효화 조치 등으로 귀국을 유도했다. 올해 초 귀국한 김씨는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체포됐다가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