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이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명 중 3명이 30대 이하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10대 사범 또한 481명이 적발되는 등 마약범죄의 저연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검찰청이 5일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다 규모인 총 1만8395명으로, 전년(1만6153명)에 비해 13.9% 늘어났다. 2018년(1만2613명)과 비교하면 4년 사이 45.8% 급증했다.
마약류 사범은 2015년 연간 1만명을 돌파한 뒤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2019년에는 1만644명, 2020년 1만8050명으로 늘어났다가 2021년 1만6153명으로 일시적인 감소를 보였다. 이는 2021년 문재인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대검 강력부 폐지·마약수사 부서 통합 등이 이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단순 투약뿐 아니라 유통까지 가담했다가 적발된 10~20대 사례도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인천지검이 지난 5월 구속 기소한 대학생 A(18)군 등 3명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억7000만원 상당의 필로폰 등을 판매·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공부방’이 필요하다며 부모에게 요청해 오피스텔을 임차한 뒤, 이곳을 사무실로 쓰면서 성인 6명을 전달책으로 고용하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에는 20대 예비역 군인 B씨가 군 복무 시절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부대에 반입했다가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B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경기 연천군 한 육군 부대에서 복무하며 택배를 통해 대마초를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동료들과 함께 11회에 걸쳐 대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김보성 대검 마약과장은 “인터넷 유통이 활발해진 데 더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마약이 소위 ‘힙’(유행에 밝고 신선하다)한 문화라는 그릇된 인식이 생기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0~30대 마약사범은 주로 ‘입문 마약’인 대마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펜타닐 등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하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적발된 외국인 마약류 사범도 크게 늘어났다. 2018년 948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사범은 지난해 2573명으로 불어났다. 국가별로는 태국 출신이 991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649명), 베트남(471명), 미국(138명) 순으로 나타났다. 대검 측은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본국에서 신종 마약류인 ‘야바’를 대량으로 밀반입해 동료 등에게 판매하거나 함께 투약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압수된 야바는 167.6㎏으로 2018년(8.5㎏)과 비교하면 20배 가까이 늘었다.
대검은 관련 키워드를 자동 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 인터넷 마약 유통을 24시간 감시·적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11월 ‘ADLOMICO(마약류 퇴치 국제협력 회의)’를 개최하는 등 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