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제2요양병원도 파업… 의료 차질

본관서 수탁기관 선정 반대 농성
제1요양병원도 20여일째 이어져
일각 “시가 직접 운영해야” 촉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 이어 제2요양병원 노조가 광주시의 직접운영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들어가 공공의료의 공백이 우려된다.

9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지부에 따르면 광주 남구 덕남동에 위치한 병원 입구에서 파업 출정식을 가진 노조는 이날 사흘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출정식에는 조합원 60명 중 50여명이 참석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시립제2요양병원 수탁기관 선정 반대’와 ‘시립병원 의료공백 광주시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병원 본관 로비 일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파업은 지방노동위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이뤄졌다. 시립제2요양병원은 10년간 위탁운영을 맡아왔던 전남대병원이 운영 적자로 재계약을 포기했다.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2021년에는 5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는 10억원으로 불어났다.

노조는 “광주 시립제2요양병원을 위탁운영하던 전남대학교 병원이 운영 적자가 계속되자 광주시에 재정 적자를 나눠 부담할 것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시에서 제안을 거절해 운영 연장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민간 수탁자 모집공고에서 1곳이 신정해 적격 판단을 받았다. 다음달부터 신규 위탁 병원경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는 수탁기관이 2014년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 당시 운영을 맡았던 곳으로 수탁자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병원 직원들도 수탁자 심의·선정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수탁기관 변경을 앞두고 의료진의 사퇴가 이어지면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주시에 다섯 차례 이상 면담을 요청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받지 못했다”며 “의료 공백이 상당 부분 진행돼 정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앞서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정신병원지부는 지난 6월 15일 총파업에 돌입해 24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병원의 위탁경영을 맡은 빛고을의료재단이 운영 적자를 조정하기 위해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개편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 같은 시립 공공병원의 잇따른 파업의 원인은 민간위탁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만큼 광주시가 공공병원을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