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여름휴가 평균 3.7일… 58%가 휴가비 지급

경총, 645개 기업 대상 설문

77.3%가 ‘8월초’에 휴가 실시
무더위 오자 ‘휴가 물가’ 꿈틀
6월 콘도 이용료 13.4% 올라

국내 기업들이 실시하는 올해 여름휴가는 평균 3.7일이고, 기업의 58%만 휴가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기간은 전년과 같지만, 휴가비를 주는 기업은 전년(57.7%)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6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하계휴가 실태 및 경기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0.2%가 ‘올해 하계휴가를 실시한다’고 답했다. 9.8%는 ‘별도의 집중 기간 없이 연중 연차 사용’이라고 응답했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휴가 일수는 평균 3.7일이었다. 기업 규모별로 300인 이상 기업은 ‘5일 이상’이 57.4%, 300인 미만 기업은 ‘3일’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높았다.



기업들은 8월 초에 집중적으로 하계휴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약 1주일)’ 또는 ‘2주에 걸쳐 교대’로 하계휴가를 실시하는 기업(65.2%)을 대상으로 하계휴가 실시 기간을 조사한 결과 ‘8월 초’라는 응답이 77.3%로 집계됐다. ‘7월 하순’(19.1%), ‘8월 중순’(3.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하계휴가 실시기업의 58.4%는 올해 하계휴가비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휴가비 지급 기업은 전년(57.7%)에 비해 소폭(0.7%p) 증가했는데, 300인 이상 기업(69.1%)이 300인 미만 기업(57.0%)보다 12.1%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콘도 이용료 등 ‘휴가 물가’는 급등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콘도 이용료는 지난해 동월보다 13.4% 올랐다. 3월 6.4%, 4월 6.6%, 5월 10.8%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상승 폭도 점차 가팔라지는 추세다. 호텔 숙박료도 3월(13.7%)과 4월(13.5%), 5월(10.8%)에 이어 지난달에도 11.1% 올랐다. 수영장 이용료와 휴양시설 이용료도 3.9%씩 상승했다. 해외 단체여행비도 5.2% 올랐다. 이 같은 상승폭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등으로 둔화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스포츠 경기나 놀이시설 등 나들이 물가도 상승세다.

지난달 운동경기 관람료는 작년보다 11.7% 상승했다. 4월부터 3개월째 10%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졌다. 놀이시설 이용료와 공연예술 관람료도 지난달 각각 6.8%, 6.3% 올랐다. 골프장 이용료도 4.7% 상승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3.5%에서 3.3%로 소폭 하향 조정했지만 휴가 관련 물가 등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