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 고위 간부의 뇌물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뇌물 수수자로 지목된 서울경찰청 소속 고위 간부의 별도 범죄혐의를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선규)와 수사3부(부장검사 송창진)는 이날 오전 김모 경무관의 자택 등 여러 곳에 수사 인력 20명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 2월과 3월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해 김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김 경무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별도의 혐의가 인지돼서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경무관은 지난해 강원도경찰청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중견 건설업체인 대우산업개발 측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대우산업개발 이상영 회장으로부터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중 1억2000만원은 실제 받았다고 전해졌다.
공수처는 대우산업개발이 지난해 4월 회계 부정 의혹으로 경찰 압수수색을 당하자 이 회장이 압박을 느끼고 김 경무관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김 경무관이 실제 수사를 담당하던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소속 A 계장에게 청탁을 전달하고,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범죄 수익을 은닉한 정황 등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왔다. 공수처는 지난 2월 김씨의 자택 등을 처음 압수수색 한 데 이어 3월에는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 해 김씨의 이메일 내역 등을 확보했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3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수뢰, 직권남용 등 부패범죄다. 경찰 공무원 중 경무관 이상의 고위 간부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