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로들이 극한 대결로 치닫는 현 정치상황을 바로잡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국민의힘 신영균,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주축이 된 원로회가 제75회 제헌절인 오는 17일 공식 출범한다. 원로회에는 두 상임고문 외에 강창희 김원기 김형오 문희상 박희태 임채정 정세균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8명의 전직 국회수장과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까지 총 11명이 함께한다. 여야를 막론한 전직 국회의장이 같은 뜻으로 모임을 결성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달 30일 사전 모임을 가진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정치 분열상에 대해 큰 우려와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 정치가 너무 극단적으로 나뉘어 사실상 정서적 내전 상태를 겪고 있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이들은 월 최소 1회 모임을 정례화하고, 회의에서 모인 의견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전직 의장 8명과 여야의 최고령 원로, 헌정회장이 다시 정치 현실에 목소리를 내겠다며 세운 원칙은 ‘서로 다른 걸 인정하자’다. 한자로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영어로는 ‘agree to disagree’다. 원로들의 목소리는 승자 독식과 극단적인 진영 충돌이 초래한 한국 사회와 정치 현실에 대한 비명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