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100여곳 간호사 등 총파업… ‘의료 공백’ 사태 재연되나

보건의료노조, 13일부터 이틀간
4만5000명 참여… 19년 만에 최대
현대차노조는 4시간 부분파업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등 울산 지역 대기업 노조가 12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한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13일부터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의 이번 총파업은 의료 민영화 저지를 주장하며 파업했던 200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전국 의료기관 100여곳에 종사하는 간호사, 의료기사 등 약 4만5000명의 조합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각지에서 진료 차질과 수술 지연 등 ‘의료 공백’ 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이날 이대목동병원에서 열린 전야제에서 “주5일제 쟁취를 위한 산별총파업 이후 19년 만에 실질적인 총파업투쟁이 내일부터 펼쳐진다”며 “이번 투쟁은 고질적인 인력 문제를 해결해 국민의 간병비 부담을 덜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13∼14일 총파업에는 부산대병원 등 12개 국립대병원지부와 고대안암병원 등 29개 사립대병원지부, 국립암센터 등 12개 특수목적공공병원지부, 26개씩의 대한적십자사지부·지방의료원지부 소속 사업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로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해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 한다. 뉴스1

현대차노조는 이날 오전·오후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 파업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파업 돌입으로 현대차 울산 5개 공장 생산라인이 모두 멈추는 바람에 최소 1500대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모비스 모트라스 조합원들도 이날 주·야간 4시간씩 8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HD현대중공업도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박준석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이날 “낡아 빠진 자본만의 자유를 부르짖는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정치파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환자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합리적 대안을 찾기 위한 노사·노정 간 대화와 소통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