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봉지 1만원, 먹태깡 팔아요” 제2의 허니버터칩?…병맥 한 박스에 끼워 팔기도

‘먹태깡 팔아요. 2봉지 7500원, 3봉지 1만원, 4봉지 1만3000원.’

 

출시한지 보름남짓한 ‘먹태깡’이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먹태깡을 맛보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2~3배 가격에 중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편의점에선 병맥주 한 박스에 먹태깡 하나를 끼워 판다는 누리꾼 증언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봉지에 1700원인 먹태깡을 맛보기 위해 병맥주 한 박스를 사야 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인 셈이다. 2014년 출시 당시 대란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을 연상케 한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26일 먹태깡을 출시했다. 먹태깡은 국민스낵 새우깡의 후속작으로 먹태의 맛을 과자에 구현한 게 특징이다. 소스로 곁들이는 청양마요맛도 첨가했다고 한다. 농심에 따르면 출시 4일 만에 67만봉이 팔렸고, 일주일 만에 100만봉을 돌파했다.

 

먹태깡 돌풍은 여름이라는 계절의 특수성과 유튜브 등 플랫폼의 홍보 효과가 합쳐진 결과로 보인다. 먹태가 맥주 안주의 대명사라 여름에 먹기 좋은 데다, 신제품을 설명해주는 유튜버 중 일부가 먹태깡을 호평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한정된 상품을 더 갖고 싶어 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도 품귀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이날 기자가 서울 용산구 근처 편의점 6곳을 돌아봤지만 먹태깡은 찾을 수 없었다. 한 편의점주는 “얼마 전부터 아예 발주가 안 된다”며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편의점주 역시 “일주일에 8봉지 정도 발주를 넣을 수 있는데, 입고되자마자 팔린다”며 “한동안은 맛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품귀현상에 농심은 먹태깡 공급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다음 달 이후에는 부산공장에서 만드는 스낵의 일부를 다른 공장으로 이관하고 먹태깡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이번 주부터 생산량을 늘린 터라 앞으로 먹태깡 생산량은 현재의 1.5배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품귀현상에 온라인에선 2~3배의 웃돈을 넣어 파는 중고거래가 기승을 부린다. 당근마켓에 먹태깡을 검색하면 수십개의 게시물이 나오는데 먹태깡 1봉지는 보통 3000~5000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먹태깡 소비자가격은 1700원이다. 온라인에선 ‘먹태깡 칭따오한테 인질 잡힙’이라는 게시글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글 속 사진엔 칭따오 맥주 한 박스 옆에 먹태깡 한 봉지가 테이프로 감겨 있다.

 

과자가 품귀현상을 겪는 건 2014년 출시된 허니버터칩 이후 약 9년 만이다. 당시 허니버터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숙박을 하면 허니버터칩을 준다거나 게임 사전 등록을 하면 허니버터칩을 주겠다고 하는 식의 마케팅 열풍이 불었다. 허니버터칩은 당시 출시 100일도 되지 않아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