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 발상지인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문성리에 박정희 전 대통령 경호용 헬기를 유치한 배경에 지역 정치인의 숨은 노력과 헌신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주인공은 이상범(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장) 포항시의원.
이 의원은 1971년 9월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문성리 마을을 방문했던 당시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기계면에서 태어나 50여 년을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는 이 의원은 "당시 제 나이가 7살로 기억되는데 박 전 대통령님이 트레이드 마크인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헬기에서 내리자 주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크게 환영하던 모습이 지금도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의원에게 있어 당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힘차게 회전하며 굉음소리를 내던 헬기의 프로펠러는 평생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기억의 잔상에 아직까지 남아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과 경북도지사, 시장, 군수, 경찰서장까지 문성리 마을 앞 노상에 총 집결시켜 국무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문성리와 같은 새마을을 만들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관련 문서에 기록돼 있다.
그날 이후 문성리 새마을운동은 전국에 확산됐고, 오늘날 5000년 역사에 있어 빈곤퇴치 및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 되는 근대화의 초석이 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된다. 그날 박 대통령이 문성리에 남긴 많은 자료가 문성리 새마을 발상지 기념관에 생생히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은 그날 전용 헬기를 타고 문성리에 도착해 지붕개량, 도로 확장, 양계장, 양수시설 등 마을 구석구석을 시찰하면서 문성리 새마을사업 전 과정을 설명 듣고 찬사를 보냈다고도 한다.
시간이 흘러 이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포항시의원에 당선 된 뒤 내리 2선을 했다.
현재 그는 3선 시의원이다. 그는 첫 당선된 2006년 부터 고향인 문성리에 박 전 대통령이 타고 왔던 헬기를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에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 의원은 "국방부 등 백방으로 수소문 한 결과 박 전 대통령이 타고 왔던 헬기는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상징적 의미를 담아 당시 경호원이 타고 왔던 헬기라도 유치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헬기 유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지난 2015년 포항대 군사학과에서 학생들에게 안보교육을 위해 경남 진주에 있는 육군항공학교에 보관중인 이 헬기가 포항대학교로 옮기게 됐다. 이후 2년전 포항대 군사학과가 폐과되면서 대학측이 헬기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정보를 이 의원이 확보하게 된 것.
이에 이 의원과 포항시 관계자, 포항대 실무팀은 헬기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현재 이 헬기는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 앞뜰에 지난 6월말 안착하게 됐다.
한편 이 헬기는 1971년 박 전 대통령이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문성리 마을을 방문할 당시 탔던 전용헬기를 경호한 UH-1H와 동일한 기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헬기는 미국 HELL사가 제작한 것으로 1971년 2대와 이후 2대 등 당시 4대를 수입했고, 현재 남아있는 헬기는 국내 3대만이 유일 한 것으로 알려졌다.
UH-1H 헬기는 당시 국내에 수입된 후 박 전 대통령 전용헬기로 사용된 것은 물론 월남전 전투에 참가하는 등 맹활약한 '전천후 헬기'로서의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이상범 의원은 "박 전 대통령님이 방문했던 그 역사적인 날을 상기하고 영원히 기리기 위해 포항시가 문성리에 타고 온 박 전 대통령님 전용 헬기를 경호한 동일 기종을 영구전시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초석이 된 문성리 새마을운동 발상지에 대한 왜곡된 역사가 언젠가는 바로 잡힐 것이다”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전시된 헬기가 안보현장을 체험하고 새마을운동 정신을 고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