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만9000원 대 228만5000원.
오늘은 퀴즈로 이야기를 풀어 가겠습니다. 위 금액은 둘 다 일반고에서 이과였던 학생이 4년제 대학을 다닌 뒤 취업에 성공해 1년 뒤쯤 받는 월평균 소득입니다. 하나는 평범하게 이공 계열 대학을 나온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대입 정시에서 교차지원에 성공해 인문·사회 계열을 전공한 경우입니다. 어느 것이 교차 지원한 고교 이과생 출신의 월급일까요? 정답은 228만5000원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하는 계간지 ‘노동정책연구’ 최신호에 게재된 논문 ‘전공 교차지원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고은비·송헌재)에 나온 내용입니다. 연구진은 2010∼2019년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활용해 최근 10년간 대학졸업자 9만2078명의 취업 여부 및 소득 수준을 추적했습니다.
기초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일반대 졸업자의 취업 비율은 60.7%이었습니다. 상용직 근로자로서 월평균 소득(임금)은 240만6000원(2015년 물가 기준)입니다. 2021년 기준 일반대 졸업자 정규직 비율은 61.5%, 월평균 임금은 226만1000원(이공 계열 233만4000원, 인문·사회 계열 197만2000원)이라는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 결과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대입 지원생들이 보다 높은 서열의 대학 간판을 따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이 학벌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출신 대학에 따라 사회·경제적 위치가 어느 정도 보장됩니다.
연구진은 “학벌주의에 따른 대학 서열화가 공고한 한국 환경에서 학생들이 적성보다는 대학 간판 때문에 교차 지원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진단합니다. 대입 과정에서 이과에서 문과 계열로 환승한 대학생들의 적성 불일치 정도나 대학 생활 만족도가 떨어지다 보니 그 여파가 졸업 후 노동시장에서도 이어지더라는 분석 결과입니다.
사족인데, 이 논문을 읽고 난 뒤 개인적으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기자로선 “의대 지원자 태반은 부모 욕심 때문”이라는 의사 친구 푸념이 솔깃한데, “좋아하는 과목보다는 잘하는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중학교 진로담당교사 조언이 마음에 걸려서입니다. 교육개혁보다 노동개혁이 우선이라는 한 기관장의 진단도 머릿속을 맴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