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정권퇴진 총파업’…“노동자 죽음으로 내몰았다” [김기자의 현장+]

금속노조, 4000여 명 집결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서 총파업대회 열어”
노조 탄압 중단·윤석열 퇴진 등 요구
“불법 파업이 아니라 민중을 위한 파업”
“깡패노조 해체” 맞불 집회 열리기도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서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대통령 집무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2시쯤 서울 용산구 이촌역 3번 출구 앞. 4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민주노총 금속노조 수도권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법 개정·최저임금 인상·윤석열 정부 퇴진·노동개악 저지·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집회는 시작됐다. 현장에는 경찰 1500여명이 배치됐다. 인근 용산박물관입구에서는 오후 1시 30분부터 신자유연대 20여 명이 모여 “금속노조 해체” 등 구호도 주장하며 반대 성향 단체의 집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촌역 3번 출구 앞 인도는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각종 방송 장비뿐만 아니라 음료수병 등으로 차지해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서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대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 현장 인근에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를 지켜보던 강(50대)모씨는 귀를 막고 양 진영 집회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날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또 민주노총에서 분신해 숨진 분도 있다 보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며 “사람들 다 보는 단상에서 빨간 깃발을 흔드니, 시민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겠냐”며 집회 문화를 지적했다.

 

단상에 오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법인세 감면 받고 면죄부 받는 재벌이, 국민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 자유마저 금지를 남발하는 경찰이, 노동자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이 진정한 살인 카르텔”이라며 “우리 파업은 불법 파업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파업, 민중을 위한 파업이다"라고 밝혔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멈추지 않으면 30여년 전 군사독재 시절로 민주주의는 후퇴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총파업으로 맞서고 있다”며 “7월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 민생, 민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전체 민중과 손을 잡고 거대한 민중항쟁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라고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서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대통령 집무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쯤부터 행진이 시작 됐다. 행진이 시작 되자 인근 도로를 일부 통제하면서 시민들은 교통 불편을 호소했다. 이촌역 앞 버스를 기다리던 김(20대)모씨는 “더운 날씨에 이분들도 고생이다”며 “하루 빨리 안정이 됐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앞서 법원은 전날 민주노총이 서울 용산경찰서의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인 바 있다. 단 행진 참가 인원을 40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진행 방향 차로에 인접한 인도에서 한 방향으로 1회만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이날 집회를 마친 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앞 횡단보도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서 열린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대회에서 노동자 문예단이 빨간 깃발을 흔들며 공연을 하고 있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13일 오후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서울 광화문~대한문 일대에서 총파업 투쟁을 하고 민주노총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 예정이다. 140여 개 의료기관, 보건의료 인력 4만5000명가량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서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 고려대안암·구로·안산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0곳 가량이 파업에 참여한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이 특정 시기에 전체적으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라며 “140여 개 사업장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에는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 등 60여 직종이 속해 있어 의료 현장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