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500경기’ 기성용 “팀에 도움 되지 않으면 언제든 그만둘 것…이제는 많은 나이”

“노력 많이 하면 몸에 무리 와 서글프다”
“가족은 더 오래 뛰길 원하지만 팀 상황과 함께 미래 고려”
“이청용·구자철 등 친구들과 함께 뛰는날까지 좋은 추억 만들었으면”
FC 서울 미드필더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기성용(34)이 프로 통산 500경기 출장을 달성한 소회를 밝히며 은퇴 암시 발언도 덧붙였다.

 

서울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수원 FC전 홈경기에서 7-2로 대승했다.

 

이날 선발로 나서서 풀타임을 소화한 기성용은 이번 출전으로 프로 통산 500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500경기 출전 소감을 묻는 질문에 “특별하게 생각 안 했는데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게 상당히 허무한 느낌이다”라면서 “데뷔했을 때가 2007년인데 시간이 지나서 같은 곳에서 500경기를 채워서 영광스럽다. 운동장은 그대로인데 제가 많이 변한 것 같아서 여러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프로 데뷔전에 대해 “당시는 어린 나이에 경기를 뛸 수 있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는데 귀네슈 감독이 동계 훈련부터 기회를 많이 줬다. 개막전부터 데뷔했는데 많이 긴장하고 설레였던 것이 아직 잊히지 않는다”며 “영국에서도 여러 좋은 경기들이 많지만 대구와의 K리그 데뷔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기성용의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 기념 포스터. FC 서울 제공

 

기성용은 이청용(울산 현대),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 등 과거 대표팀 동료로도 함께했던 동갑내기 선수들에 대해서는 “항상 K리그에서 같이 뛰고 있지만 소중한 친구들이고, 상대팀으로 만나는 상황이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추억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제까지 같이 K리그에서 뛸지 모르지만 끝나는 날까지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목표는 아직 잡아둔 것은 없다. 제가 목표를 잡고 가기보다는 팀이 항상 우선“이라며 “제 개인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는 팀이 잘 돼야 한다. 팀에 보탬이 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가족은 축구를 더 오래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은데 팀 성적이나 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고려해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며 “500경기라는 먼 길을 온 것은 뜻깊다. 앞으로 상황을 고려해서 목표를 조금씩 잡아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FC 서울 선수로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이루고 싶거나 상을 받고 싶거나 그런 것보다는 FC 서울이 지난 몇 년간 성적이 안 좋고 어려웠는데 올해는 상위 스플릿에 가는 게 첫 목표”라며 “그게 이뤄지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나갈 수 있는 도전을 해보는 게 2번째 목표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기성용은 “나이가 들고 부상을 많이 겪다보니 축구 선수를 하기가 쉬운 것은 아닌 것 같다. 많이 집중하다보니 취미를 즐기거나 누릴 시간이 없어서 힘들기는 한데 아직은 축구가 좋아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몸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부터 열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는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면 몸에 무리가 와서 서글프다. 지금은 어렸을 때보다더 노력하고 유지하며 경기에 나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논다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 그 시간에 관리 받고 치료하고 있다”며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끝나는 날까지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물러날 시간이 올 텐데 FC서울이 좋은 모습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FC 서울은 현재 승점 36점(10승 6무 6패)을 확보하며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오는 15일에는 강원 FC 원정길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