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를 50층 이상 초고층으로 개발하는 내용이 담긴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을 발표하자 강남권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서울 비강남권은 물론,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도 재건축 추진 동력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3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올해 초 ‘35층 룰’ 폐지를 공식화한 뒤 신통기획 초안 공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4월부터 강남권 아파트 매수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 강남역 인근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A씨는 “압구정동 등 한강변에 대한 신통기획의 윤곽이 나오기 시작한 4월 들어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급매물도 속속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최근 압구정 2∼5구역(77만3000㎡)을 50층 내외의 1만1830가구 규모 수변특화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신통기획안을 내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압구정동 아파트 매매 건수는 52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매매량(36건)의 1.5배 수준에 달한다. 압구정동이 있는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세를 이어 가고 있다. 올해 1월 95건에서 2월 186건으로 급증한 뒤 3월(180건)과 4월(188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5월 들어 255건으로 대폭 늘었다.
압구정 외에 주변의 다른 재건축 단지 상황도 비슷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84㎡)는 지난달 17일 25억6000만원에 체결됐다. 2021년 11월에 기록한 신고가(28억2000만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말 21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집값이 오르는 것은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강남구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조합 설립 인가 이전에 주택을 매입해야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을 수 있다. 조합 설립 등 정비사업이 본격화하기 전에 재건축 단지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매물이 한정된 만큼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강남권 일부 단지의 분위기가 재건축 단지 전반에 대한 수요로 확장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울시의 35층 룰 폐지와 신통기획 등으로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은 갖춰졌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 등 여전히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