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진료 차질 및 수술 지연, 전원(병원 이동) 조치 등의 혼란이 가중됐다.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돌입 사실을 몰랐던 일부 시민은 불만을 토로하며 발길을 돌렸다.
정부는 2004년 이후 19년 만의 간호사단체 위주의 대규모 파업에 대해 “필수의료 공백 사태는 절대 없도록 하겠다”면서도 “국민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끼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자체위기평가회의를 열고,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복지부는 ‘의료기관 파업 상황점검반’을 ‘중앙비상진료대책본부’로 전환하고, 시·도 및 시·군·구별로 비상진료대책본부를 구성해 진료 차질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YTN에 출연해 “지금 파업은 절차를 밟아서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가 발표하고 발언하는 내용을 보면 파업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며 “이 부분이 정당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법적인 검토를 거쳐서 필요하다면 업무복귀 명령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인력과 공공의료 확충 등을 주장하는 보건의료노조 127개 지부 145개 병원 간호사·의료기사 등 2만명가량은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분야 조합원을 거느린 산별노조로, 민주노총 소속이다.
‘서울 빅5 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 중에서 파업 참여 노조원은 없지만, 경희대병원, 고대안암·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경기 아주대·한림대 병원 등 전국 20곳 안팎 상급종합병원이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1만7000∼2만명가량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 집결해 인력 및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파업을 앞두고 보건복지부는 대화와 협상을 중단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진 주무부처가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총파업 명분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공공의료 인력·시설 확충 등 7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음 주부터 개별 사업장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당정은 엄정 대응을 재차 천명했다. 이날 국회에서 보건의료 관련 현안점검회의를 연 국민의힘과 복지부는 필수의료 서비스 유지, 입원환자 전원 지원, 필요인력 지원 및 인근 의료기관과 협력체계 구축 등 비상진료 대책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