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 강남구청장 “세계인이 원하는 ‘K-의료관광지’로 우뚝” [2023 서울 구청장에게 묻다]

K콘텐츠·의료관광 결합상품 개발
2026년부턴 연 15만명 유입 목표
‘화합’ 강조… 취약계층 적극 지원
예산 39% 투입 등 복지정책 강화
“스타트업 해외진출 지원도 앞장”
전문 TF 가동 재건축·재개발 속도

서울 강남구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도시다. 부동산과 상권, 교육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부(富)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노래 제목과 가사에 등장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외부의 시선과 달리 강남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등 복지 대상자가 적잖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적극적인 복지 정책을 펴면서 구민의 ‘화합’을 강조하는 이유다.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이 지난 4일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구민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화합된 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조 구청장은 민선 8기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4일 세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강남엔 기초생활수급자가 1만6350명, 등록 장애인은 1만5309명으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중간 수준”이라면서 “1인 가구도 전체의 40.5%에 달할 정도로 많고,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나 물가도 비싸 복지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구는 올해 예산의 39%인 5001억원을 복지 분야에 쓰고 있다. 조 구청장은 “강남은 서울의 여타 구 못지 않게 복지 대상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잘 산다’는 일부 면모만 부각돼 있다”며 “제가 할 일은 구민들이 서로 배려하고 베풀면서 존중하는, 보다 화합된 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사업에 나선 것도 ‘상생’을 위해서다. 조 구청장은 “강남에는 창업을 하고자 하는 청년이 많고, 벤처기업도 가장 많다”며 “이 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처음에 우리 구가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주자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계속 지원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사업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구청장이 역점 추진 중인 또 다른 사업은 ‘K-의료관광’ 활성화다. 그는 “우리 구엔 병원 등 의료시설이나 의료장비, 의료진이 워낙 잘 갖춰져있어 세계인들이 강남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는 지난해 8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의료관광 전용 온라인 플랫폼 ‘메디컬 강남’을 오픈했고 올해 6월엔 ‘강남메디컬투어센터’(GMTC)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조 구청장은 “올해는 한류 콘텐츠 수요가 높은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겨냥해 K-콘텐츠와 의료관광을 결합한 상품을 개발·판매할 예정”이라며 “2026년엔 연간 15만명이 찾는 글로벌 의료관광도시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 조 구청장은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구 차원에서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변호사, 세무사, 건축사 등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재건축드림지원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달 대치·삼성·청담동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또 한 차례 연장한 것을 두고는 “사유재산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며 “구역을 통으로 지정하는 게 아니라 투기가 우려되는 일부 지역만, 또는 주택만을 대상으로 한정하는 등 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 구청장은 인사 기조에 대해선 “저는 능력과 창의성을 주로 고려하고, 무엇보다 인성을 본다”며 “조직이 서로 소통이 잘 되고 화합이 잘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교육 1번지’ 강남구청장으로써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과의 전쟁’에 나선 것을 두고 조 구청장은 “사교육비 문제는 시정하는 게 맞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공론화가 돼서 지금의 시스템이 정상적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구는 인성 교육과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의 소회에 대해 조 구청장은 “생각보다 시간이 더 빠르게 갔다”며 “‘이젠 성과를 내 구민들께 보답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조금 조급해지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구민들께서 코로나19 때문에 안팎으로 억눌리고 단절돼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빨리 복원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조 구청장은 강남구의회 의장을 지낸 ‘지역통’이기도 하다. 그는 “구민을 위하는 마음은 (의장이나 구청장이나) 같지만, 업무량이나 책임이 상당히 많아졌고 그만큼 중압감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