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12명 사망 등 사흘째 이어진 폭우에 전국에 인명·재산 피해 속출

사흘째 내린 폭우로 15일 전국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충청과 영·호남지역에 침수, 매몰 사고가 이어져 2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15일 충남 공주시 금강철교(국가등록문화재) 상판 바로 밑까지 빗물이 차올라와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시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쯤 흥덕 서촌동의 석남천 제방 일부가 붕괴되면서 서촌동, 신촌동 등 침수 위험지역 주민들에 대피 문자가 발송하는 한편 석남천 인근의 교통을 통제했다. 청주시는 “붕괴된 제방 인근은 농경지가 많고, 주택과는 다소 거리가 떨어져있다.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8시40분에는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돼 버스 등 차량 10여대가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긴급출동해 난간에 매달린 버스 승객 8명을 구조했지만 신원미상의 남성 1명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5일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문경시 산북면 가좌리의 한 주택이 밀려내려온 돌과 흙에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경북에서도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인명피해 상당수는 폭우로 인해 밤사이 산비탈 토사가 집으로 밀려들어 주택이 매몰되면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5시 16분 예천군 상리면 백석리에서 토사 붕괴로 13가구 중 5가구 정도가 쓸려나갔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용문면 사부리에서도 산사태로 2명이 실종됐다. 또 봉화 춘양면에서 주택 붕괴로 2명이, 영주 풍기면 삼가리와 장수면 갈산리에서 각각 2명이 사망했다. 경북소방본부와 경북경찰청 따르면 15일 오후 12시까지 경북지역에서만 1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 

 

폭우로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학암리 하천 둑이 무너지자 군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새벽 충청권에 쏟아진 폭우로 세종시 한솔동 한 야산 흙이 무너져 내렸다. 연합뉴스 

대전·세종·충남 지역에서도 사흘간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4시 53분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 한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물이 인근 주택 앞을 덮치면서 70대 주민이 숨졌고, 오전 7시에는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 폭우에 유실된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며 60대 여성이 숨졌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4시 2분에는 충남 논산시립납골당에서는 가족 합장 행사에 참여했던 일가친척 4명이 산사태 피해로 붕괴한 건물에 매몰되는 사고로 2명이 사망했고, 같은 날 오후 5시 34분 충남 아산시 둔포면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 70대 남성이 물에 빠진 뒤 실종됐다.

 

15일 전북 순창군 동계면 회룡마을의 도로가 통제되면서 100여명의 주민이 고립됐다. 연합뉴스 

전북에서는 순창군, 완주군 등에서 고립된 주민들이 불안감에 떨었다.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회룡마을 주민들은 지난 12일 섬진강댐이 방류를 시작하면서 마을 도로가 완전히 사라져 주민 100여명이 이틀째째 밖을 못나가고 있다. 

 

전국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열차 운행이 중지·조정된 15일 서울역에 운행 중지 열차 관련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폭우로 인해 열차 운행도 중지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등 일반열차의 운행을 중지했다. KTX 경부고속선·강릉선·전라선·호남선 등은 운행했지만 호우로 인해 서행 등 정상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